예초기 돌리는 오전이 가장 위험했다… 제주 벌초사고 5년간 178건
오전 7~12시 사고 71.4% 집중
40~60대 부상자 비중 70.2%
기계·기구 사고 43.8%로 최다
21일부터 벌초 안전사고 주의보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추석을 앞두고 벌초가 본격화하는 제주에서 최근 5년간 178건의 안전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10건 중 7건 이상이 오전 7시부터 낮 12시 사이에 집중됐고, 부상자 10명 중 7명은 예초기 등 장비 사용이 많은 40~60대였다.
21일 제주특별자치도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2021~2025년 제주지역 벌초 작업 중 발생한 안전사고는 모두 178건이다. 사망자는 없었지만 사고 발생자 178명 모두 부상을 입었다.
연도별로는 2021년 32건, 2022년 33건, 2023년 38건, 2024년 32건, 2025년 43건으로 집계됐다. 연평균 약 36건이다.
제주 벌초 사고에는 뚜렷한 시간대와 연령대가 나타났다. 최근 5년간 오전 7시부터 낮 12시까지 발생한 사고는 127건으로 전체의 71.4%를 차지했다. 오전 8시가 28건으로 가장 많았고 오전 10시 24건, 오전 9시 23건, 오전 7시 21건 순이었다.
연령별로는 60대가 53명으로 29.8%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50대 47명(26.4%), 40대 25명(14.0%)을 합하면 40~60대가 125명으로 전체의 70.2%에 달했다.
사고가 벌초에 집중되는 시기도 분명했다. 5년간 9월 사고가 108건으로 전체의 60.7%를 차지했고 8월도 46건으로 25.8%였다. 8~9월 두 달에만 전체 사고의 86.5%가 발생했다.
제주는 음력 8월 초하루부터 추석 전날까지 문중 친족들이 윗대 조상의 묘소에 모여 함께 벌초하는 '모둠벌초' 풍습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모둠벌초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기간은 오는 23일부터 다음달 13일까지다.
사고 원인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예초기와 낫·호미 등 기계·기구였다. 관련 사고는 78건으로 전체의 43.8%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예초기 사고만 63건으로 전체 벌초 사고의 35.4%였다. 낙상·부딪힘은 29건, 온열질환은 13건, 동·식물 관련 사고는 10건이었다.
부상 형태를 보면 예초기 위험성이 더욱 뚜렷하다. 질병을 제외한 부상자 130명 가운데 베임 등 열상이 81명으로 62.3%를 차지했다. 염좌·골절 19명, 온열손상 13명, 벌쏘임 9명 등이 뒤를 이었다. 손상 부위는 하지가 65명으로 절반을 차지했고 상지도 45명으로 34.6%였다. 팔과 다리 부상만 전체 비질병성 사고의 84.6%에 달했다.
제주소방은 이날부터 벌초 안전사고 주의보를 발령하고 버스정보시스템과 소방안전본부 홈페이지 등을 통해 예방수칙을 집중적으로 알린다.
예초기 작업 전에는 돌이나 나뭇가지 등 튀어 오를 수 있는 물체를 미리 제거해야 한다. 작업자끼리는 15m 이상의 거리를 유지하고 예초기에 풀이나 이물질이 끼었을 때는 장비를 완전히 정지한 뒤 제거해야 한다.
보안경과 안면보호대, 장갑, 안전화 등 보호장비를 착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예초기 사용이 집중되는 오전 시간에는 주변 작업자의 위치를 수시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늦더위도 위험 요인이다. 최근 5년간 벌초 중 온열질환자는 13명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한낮 작업을 피하고 수분 섭취와 휴식 시간을 충분히 확보할 것을 당부했다.
박진수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장은 "모둠벌초 기간에는 예초기와 농기구 사용이 늘면서 작은 부주의도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안전장비를 착용하고 폭염 속에서는 무리한 작업을 피하면서 충분한 휴식과 수분 섭취를 병행해 달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