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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선 37만석 줄자 제주관광도 흔들… 위성곤 지사 "항공좌석 회복 최우선"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상반기 내국인 관광객 6.4% 감소 4월 이후 내국인 카드소비도 하락 가을연휴 선점·영세업체 특별보증 추진 외국인·AI 중심 관광체질 전환 병행

위성곤 제주도지사와 관광·항공업계 관계자들이 21일 제주도청 탐라홀에서 열린 도지사 직속 민생경제 상황실 관광분야 회의에서 항공좌석 공급과 관광시장 회복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위성곤 제주도지사와 관광·항공업계 관계자들이 21일 제주도청 탐라홀에서 열린 도지사 직속 민생경제 상황실 관광분야 회의에서 항공좌석 공급과 관광시장 회복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로 들어오는 국내선 항공좌석이 상반기에만 37만석 줄면서 내국인 관광객과 소비까지 함께 위축되고 있다. 제주도가 항공좌석 공급 회복을 관광·민생경제의 최우선 과제로 올리고 정부·항공사와 공급 확대 협상에 나선다.

21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도는 이날 오후 도청 탐라홀에서 위성곤 제주도지사 주재로 도지사 직속 민생경제 상황실 관광분야 회의를 열고 최근 관광지표와 대응방안을 집중 점검했다.

제주관광공사가 분석한 올해 상반기 관광객은 2024년 상반기보다 1.3% 감소했다. 제주도는 지난해 상반기의 경우 탄핵과 무안공항 사고 등 외부요인의 영향이 컸던 만큼 코로나19 이후 관광이 정상화한 2024년을 비교 기준으로 삼았다.

내국인과 외국인의 흐름은 엇갈렸다. 같은 기간 내국인 관광객은 6.4% 감소한 반면 외국인은 31.9% 증가했다.

문제는 제주 관광시장에서 비중이 큰 내국인 수요가 항공좌석 감소와 함께 약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상반기 제주 국내선 공급좌석은 2024년 같은 기간보다 하루 평균 약 2000석, 5% 감소했다. 누적으로는 약 37만석이 줄었다.

월별로 보면 감소세는 4월 이후 뚜렷하다. 국내선 공급좌석은 전년 같은 달보다 4월 6.8%, 5월 3.3%, 6월 9.1%, 7월 4.5% 각각 줄었다. 국내선 여객도 4월 0.6%, 5월 6.0%, 6월 9.9%, 7월 5.5% 감소했다.

제주도는 항공사들의 국제선 확대와 고환율·고유가, 기재 운영 여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이후 저비용항공사(LCC)의 운항 조정과 일부 항공사의 계획 운항편 미이행, 항공기 정비에 따른 미운항 등도 공급 감소 원인으로 제시됐다.

항공좌석 감소는 관광객 숫자에서 끝나지 않고 소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내국인 관광객 카드소비액은 지난 4월 이후 감소세로 돌아섰다. 제주도는 항공좌석 감소가 항공권 가격 상승과 내국인 관광수요 약화, 지역소비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관광객 1인당 지출도 약해졌다. 제주관광객 실태조사에서는 2024년과 비교해 2025년 내국인과 외국인 모두 1인당 지출경비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내국인 소비는 면세점과 호텔, 대형마트 등 주요 업종에서 감소한 반면 외국인 소비는 면세점과 화장품, 식음료 등을 중심으로 증가했다. 관광객 국적과 소비지역에 따라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크게 달라지는 만큼 관광객 숫자만으로 제주 관광경기를 판단하기 어려워진 셈이다.

제주도는 우선 국내선 공급좌석을 조기에 회복하는 데 행정력을 집중한다. 국토교통부에 항공사별 운항계획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계획을 지키지 않는 항공사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 달라고 요청할 방침이다. 성수기에는 대형 항공기와 임시편 투입도 항공사와 협의한다.

위성곤 제주도지사가 21일 제주도청에서 열린 민생경제 상황실 관광분야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위 지사는 국내선 공급 감소가 제주가 감내할 수준을 넘어섰다며 항공좌석 공급 안정화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위성곤 제주도지사가 21일 제주도청에서 열린 민생경제 상황실 관광분야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위 지사는 국내선 공급 감소가 제주가 감내할 수준을 넘어섰다며 항공좌석 공급 안정화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위성곤 지사는 국토부와 한국공항공사, 항공사 임원, 제주도가 참여하는 '제주 항공 접근성 협의체'를 구성하고 제주지역 국회의원까지 참여해 슬롯 운영과 항공 공급 확대 방안을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지난 20일 출범한 '제주 항공좌석 공급 안정화 TF'도 가동한다. 도와 제주도의회, 한국공항공사, 관광기관, 항공사와 전문가 등 21명이 참여해 공급좌석 조기 회복과 운항 안정화 방안을 논의한다.

항공에 집중된 접근성을 분산하기 위해 수학여행단의 제주행 여객선 편도 이용료를 지원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가을 황금연휴는 관광수요 회복의 분기점으로 삼는다. 제주도는 9월 24일부터 10월 11일까지 이어지는 가을 연휴를 겨냥해 수도권과 주요 도시에서 제주여행 홍보를 확대한다.

세계유산축전과 제주비엔날레 등 대형 행사를 여행상품과 연결하고 연휴 기간 음식·숙박요금 모니터링도 강화한다.

경영난을 겪는 영세 관광업체에는 제주관광진흥기금을 활용한 특별보증을 지원한다. 업체당 경영안정자금 5000만원 한도로 오는 9월 시행하고 장기 분할상환제도도 도입할 예정이다.

중장기 관광정책은 외국인 시장 확대와 지역별 소비 분산에 방점을 찍는다. 제주도는 중국에 편중된 외국인 관광시장을 동남아와 일본, 서구·유럽 등으로 넓히고 싱가포르·상하이·홍콩·도쿄 등 아시아 주요 허브공항을 활용한 제주 접근성 다변화를 추진한다.

관광서비스 지원 범위도 관광사업체에서 서비스업 전반으로 넓히는 방안을 검토한다. 서귀포 원도심과 중문을 잇는 관광벨트를 조성하고 제주관광공사 연구조사 기능을 '제주 관광 AI·데이터센터'로 확대하는 구상도 포함됐다.

위성곤 제주도지사는 "항공사들의 국제선 확대 등 경영상 판단은 이해하지만 국내선 공급 감소가 이어지는 지금의 상황은 제주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며 "항공좌석 공급 안정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 정부와 국회, 항공사와 실질적인 해법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내국인 관광객이 줄어드는 원인을 면밀히 분석하고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가 어디에서 이뤄지는지도 살펴 제주 전역으로 확산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 관광의 당면 과제는 관광객 총량을 다시 늘리는 데만 있지 않다. 국내선 좌석 감소로 약해진 내국인 시장을 회복하는 동시에 빠르게 늘어나는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를 지역 전반으로 확산해야 한다. 항공 공급과 관광객 수, 소비가 함께 움직이는 구조를 얼마나 빨리 복원하느냐가 올 하반기 제주 민생경제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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