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오디세이'에 표류하는 김대리, 구조될 방법은?[인치범의 주식투자 부트캠프]
[파이낸셜뉴스]"당신(오디세우스)은 자신의 운명을 통제하려는 사람이에요. 그러나 이건 통제할 수 없어요…싸움을 포기하고, 통제를 포기하고 살아남으세요. 이것은 당신이 아직 해보지 않은 '믿음의 도약(a leap of faith)'이에요!" [영화 <오디세이>:칼립소(샤를리즈 테론)가 오디세우스(맷 데이먼)에게 하는 대사]
영화 오디세이에서 가장 인상 깊은 대사 중 하나입니다. 칼립소는 자신의 운명을 통제하려는 오디세우스에게 충고합니다. 요약하면 '싸우지 말고, 통제하려 하지 말고, 살아남으라'라는 의미입니다. 극심한 변동성 장세에서 혼란을 겪고 있는 초보 투자자들에게 가장 적합한 조언으로 생각합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움직임이 커지면서 지수 변동성에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일일 목표 배수 유지를 위한 재조정 구조가 결과적으로 특정 종목의 수급과 가격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게다가 방향을 예측하기 어려운 미국의 금리, 끊임없는 지정학적 리스크 등 글로벌 불확실성까지 더해져 국내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매우 높아진 상태입니다.
이 모든 변수를 통제하겠다고 덤비는 순간, 초보 투자자는 지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주식시장에서 살아남는 투자자들은 어떤 사람들일까요? 통제 못하는 것보다,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위험부터 먼저 관리하는 사람들이 아닐까요? 이에 대해 알기 위해 이전 칼럼(11화)에서 배운 '변동성'에 대해 복습해보겠습니다.
실상은 어떨까요? 아래 표 를 보면 두 사람 모두 100만원으로 투자를 시작해서 A씨는 1~10차수까지 첫 번째 +20%, 그 다음번 -10%를 매번 반복하고, B씨는 처음엔 +50%,그 다음번 -40%를 매번 반복한다고 가정했습니다.
A씨와 B씨의 단순 평균 수익률은 5%로 동일합니다. ( A: (20% - 10%) ÷ 2 = 5%, B:: (50% - 40%) ÷ 2 = 5% )
얼핏 보기에 두 사람 모두 비슷한 성과(단순 평균 수익률 5%)를 낸 것으로 별다른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그렇다면 실제 수익은 어떨까요? 최종 결과를 따져보겠습니다.
A: 1.2(20% 상승) × 0.9(10% 하락) = 1.08
B: 1.5(50% 상승) × 0.6(40% 하락) = 0.90
따라서 한 번의 상승과 하락의 사이클을 거칠 때마다 A는 +8%, B는 -10%라는 결과가 나옵니다. 같은 5% 산술 평균 수익률이라도, A씨는 한 번의 상승·하락을 거칠 때마다 자산이 8% 늘어나지만 B씨는 오히려 10% 줄어듭니다.
결국 10회차 A씨 잔액은 약 147만원, B씨는 절반(147만 원의 약 40%)도 못 되는 약 59만 원으로 큰 차이가 납니다. 게다가 B씨는 원금 손실까지 발생했습니다. 왜 그럴까요? 투자 성과를 평가(장기·누적)할 때는 산술평균보다 복리 효과를 반영하는 기하평균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변동성이 클수록 성과는 더욱 차이가 납니다.
두 수익률 사이의 등락 폭을 보겠습니다. A가 +20%에서 -10%까지 30%포인트였다면, B는 +50%에서 -40%까지 90%포인트로 더욱 심하게 흔들렸습니다. 한두 차례일 때는 잘 모르다가 반복될 경우 엄청난 차이를 낳습니다.
변동성 잠식에서 알 수 있듯이 *동일한 산술평균 수익률을 전제로 하면, 변동성이 클수록 복리수익률은 낮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결국 주식투자는 수익률을 높이는 것 못지않게,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변동성 위험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칼립소의 충고처럼 '싸움을 포기'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변동성이 심한 구간에서는 수익률 욕심을 잠시 내려놓습니다. 그리고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위험을 관리하여 '살아남아야' 합니다. 그렇다면 실제 투자에서 변동성에 대한 노출을 어떻게 낮출 수 있을까요? 한 가지 방법이 바로 현금 비중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동일한 산술평균 수익률→ 더 정확히는 동일한 산술평균 수익률 + 동일한 투자기간 구조를 전제)
만약 변동성이 심한 구간을 견뎌내려면 어떤 선행조치가 필요할까요? 지난 칼럼에서 알아본 대로 철저한 기본기로 쌓은 실전감각으로 대응(위험관리)해야합니다. 예를 들면, 초기투자부터 투자자금의 일정 부분을 현금으로 보유(주식 포트폴리오 기준)하면 일부 대응이 가능합니다. 물론 과도한 현금 보유는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시장 상황과 내 성향, 투자기간에 맞게 "적정 비율의 현금을 보유"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현금은 주가 하락 때 저가 매수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중요한 역할은 포트폴리오 하락 폭을 줄이고 투자자가 판단할 시간을 벌어주는 것입니다. (아래 표 및 칼럼 5회(심리적 완충재 역할) 참고)
어렸을 때 배웠던 수영이나 자전거 연습이 생각납니다. 물에 떠서 앞으로 나아가려고 온몸에 힘을 주는 순간 동작 한두 번만에 가라앉습니다. 흔들리는 자전거 바퀴의 균형을 잡으려고 힘을 주다 오히려 넘어지고 맙니다. 여러 번 실패 끝에 이번엔 자신을 믿고 한번 모든 힘을 빼봅니다. 놀랍게도 '물에 떠 있는', '앞으로 나아가는(자전거를 타고)'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힘을 빼야 물에 뜨고 자전거가 앞으로 나아가듯, 시장의 등락과 싸워 이기려 하기보다 내가 감당할 수 없는 변동성에 노출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현금 보유, 자산배분과 리밸런싱 같은 대비체계는 바로 그 '생존의 여지'를 만들어줍니다. 예측이 어려운 상황에서는 자신을 믿고, 자신이 배우고 익힌 원칙으로 시장에서 살아남아야 합니다. 이것이 칼립소가 말한 '믿음의 도약(a leap of faith)'일 것입니다.
[필자소개]
인치범 전무는 금융(삼성생명), IT(안랩, 한글과컴퓨터, SK커뮤니케이션즈), 유통(삼성테스코) 등의 분야에서 30년 간 일관되게 기업 커뮤니케이션 업무(PR·IR·ESG·CSR) 책임자로 근무했다. 현재는 케이피아이투자자문에서 투자와 기업 커뮤니케이션 관련 서적을 집필하는 데 힘쓰고 있다. '주식투자성공은 무엇보다 돈을 다루는 올바른 습관을 자동화하는 과정에서 비롯된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email protected] 김성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