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실종 사건서 드러난 시스템 허점…'실종 해제' 이중확인 추진
실종아동 등 프로파일링 시스템 개선
시스템상 '이중 확인' 절차 도입 핵심
신속 추진중…9월 내 개선 완료 목표
[파이낸셜뉴스] '제주 30대 여성 실종 사건'과 관련해 경찰 대응 체계의 허점이 드러나며 실종자 수색의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경찰은 재발 방지를 위해 전산상 실종 해제 시 관리자 확인 절차를 도입하는 등 시스템 보완에 나섰다.
23일 파이낸셜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현재 경찰청은 '실종아동 등 프로파일링 시스템'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이다. 실종 수사 담당자가 시스템에서 실종 사건 해제를 요청하면 팀장이나 과장 등 관리자가 입력 내용과 해제 사유를 확인한 뒤 최종 승인하도록 하는 '이중 확인' 절차를 도입하는 것이 핵심이다.
실종아동 등 프로파일링 시스템은 실종아동 등과 가출인의 발생 현황, 신상정보 등 관련 자료를 데이터베이스(DB)로 구축해 실종자 추적과 발견을 지원하는 경찰 내부 업무 시스템이다. 실종 신고가 접수되면 기존에 축적된 자료와 비교·검색하는 방식으로 활용된다.
다만 이는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킥스)처럼 상급자의 결재나 승인을 거쳐 사건을 처리하는 구조가 아닌 실종 사건의 진행 상황과 조치 내용을 기록·관리하는 보조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이에 따라 담당자가 사건을 종결할 때 팀장이나 과장에게 별도로 보고하는 절차는 있지만, 시스템상 실종 해제는 상급자의 승인 없이 담당자가 직접 처리할 수 있는 구조다.
경찰은 이 같은 구조가 부적절한 사건 종결을 걸러내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실종 해제 단계에 관리자 확인 절차를 추가하기로 했다. 담당자가 시스템에서 실종 해제를 요청하면 팀장이나 과장 등 관리자가 해제 사유와 입력 정보가 실제 보고 내용과 일치하는지 다시 확인한 뒤 승인해야 최종 해제되는 방식이다. 내부 보고·검토 절차와 전산상 해제 절차가 분리된 구조를 보완해 잘못된 사건 종결 가능성을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이처럼 경찰이 시스템 개선에 나선 것은 최근 '제주 30대 여성 실종 사건'을 대응하는 과정에서 현행 관리 체계의 허점이 드러난 데 따른 것이다. 장미란씨(37)는 지난 5월 12일 늦은 오후부터 13일 새벽 사이 제주시 한림읍에 있는 집을 나선 뒤 연락이 끊겼다. 같은 달 중순 장씨 가족은 "장씨가 귀가하지 않는다"며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그러나 당시 야간 근무자였던 A 경장은 상사에게 "신고 대상자와 연락이 닿았다"는 취지로 보고한 뒤 사건을 자체 종결 처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A 경장은 장씨와 연락이 닿아 사건을 종결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장씨의 통신 기록과 A 경장이 근무한 경찰서의 자체 조사에서는 두 사람의 통화 기록이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실종프로파일링 시스템에 입력된 장씨 관련 자료도 삭제된 정황이 포착됐다.
이런 탓에 경찰 시스템의 허점과 미흡한 초동 대응으로 실종자를 찾기 위한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종 사건은 초기 대응 단계에서 실종자의 행적과 관련 단서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데 신고 직후 사건이 종결 처리되면서 수색에 필요한 시간을 허비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유사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우선 관련 시스템을 조속히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9월 중순까지 개선 완료를 목표로 최대한 신속하게 추진하고 있다"며 "시스템 개선을 통해 실종 사건 처리 과정을 한 번 더 꼼꼼히 확인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장유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