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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이름이 사라졌다"… 제주SK, 유니폼으로 치매의 기억을 말한다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22일 제주월드컵경기장서 치매인식 캠페인
후반전 이름 뺀 유니폼 착용해 공감 메시지
치매 환자·가족 등 100여명 경기장 초청
O/X 퀴즈·에스코트 등 관중 참여 프로그램

지난해 제주SK FC 선수들이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치매, It's OKay' 캠페인 경기 후반전에 선수 이름이 빠진 특별 유니폼을 입고 뛰고 있다. '이름 없는 유니폼'은 이름과 사람을 기억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치매의 기억장애를 상징한다. /사진=제주SK 제공
지난해 제주SK FC 선수들이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치매, It's OKay' 캠페인 경기 후반전에 선수 이름이 빠진 특별 유니폼을 입고 뛰고 있다. '이름 없는 유니폼'은 이름과 사람을 기억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치매의 기억장애를 상징한다. /사진=제주SK 제공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축구선수의 이름이 유니폼에서 사라진다. 제주SK FC 선수들이 치매로 기억을 잃어가는 어려움을 알리기 위해 후반전부터 이름이 적히지 않은 특별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선다.

22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도와 제주광역치매센터는 이날 오후 7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제주SK FC와 함께 치매인식개선 캠페인 '치매, It's OKay'를 진행한다.

캠페인의 상징은 '이름 없는 유니폼'이다. 제주SK 선수들은 경기 후반전에 등에 선수 이름이 표기되지 않은 유니폼을 입는다.

치매는 기억력과 판단력, 언어능력 등 여러 인지기능이 떨어져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질환이다. 이번 유니폼은 치매가 진행되면서 익숙한 사람이나 이름을 기억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경기장에서 평소 당연하게 보이던 선수 이름을 의도적으로 없애 관중이 '이름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의 의미를 한번쯤 생각하도록 만든 셈이다.

제주광역치매센터와 제주SK FC가 2024년 업무협약을 맺은 뒤 시작한 이 캠페인은 올해로 3회째다. 제주도는 프로축구라는 대중적인 공간을 활용해 연령과 관계없이 치매를 자연스럽게 접하도록 하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이날 경기에는 관중과 선수단 등 약 5000명이 함께할 것으로 예상된다. 치매 환자와 가족, 관련 종사자 등 100여명도 별도로 초청된다.

국가대표이자 FC 바이에른 뮌헨 소속 수비수 김민재가 지난 4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법환동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우디 풋볼 서밋 2026 제주SK FC vs FC 바이에른 뮌헨에서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제주광역치매센터와 제주SK FC는 스포츠를 통해 치매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넓히기 위해 2024년부터 '이름 없는 유니폼' 캠페인을 이어오고 있다. /사진=뉴스1
국가대표이자 FC 바이에른 뮌헨 소속 수비수 김민재가 지난 4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법환동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우디 풋볼 서밋 2026 제주SK FC vs FC 바이에른 뮌헨에서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제주광역치매센터와 제주SK FC는 스포츠를 통해 치매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넓히기 위해 2024년부터 '이름 없는 유니폼' 캠페인을 이어오고 있다. /사진=뉴스1

경기 전부터 관중 참여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치매 환자와 가족 등이 선수단 에스코트와 선수 격려, 시축, 기념촬영 등에 참여한다.

경기 중에는 전광판을 활용한 치매 O/X 퀴즈도 진행된다. 치매에 관한 정보를 일방적으로 전달하기보다 관중이 직접 문제를 풀면서 잘못 알려진 인식과 정확한 정보를 구분하도록 구성했다.

이번 행사가 강조하는 핵심은 치매 환자와 가족을 지역사회에서 분리된 대상으로 보지 않는 데 있다. 고령화가 빨라질수록 치매는 특정 가정만의 문제가 아니라 누구나 가까이에서 마주할 수 있는 사회적 과제가 된다.

치매 환자가 익숙한 지역에서 생활을 이어가려면 의료·돌봄 서비스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이 질환의 특성을 이해하고 환자와 가족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환경도 필요하다. 제주도가 이번 캠페인을 '치매친화적 환경 조성'과 연결하는 이유다.

특히 경기장을 찾는 어린이와 청년층까지 캠페인에 자연스럽게 참여한다는 점에서 기존 복지·의료기관 중심 홍보와도 차이가 있다. 치매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낮을 수 있는 세대까지 스포츠를 매개로 접점을 넓히는 방식이다.

양제윤 제주도 안전건강실장은 "제주SK FC와 함께하는 캠페인이 치매를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공감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치매 환자와 가족이 지역사회에서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제주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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