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봉은사 주지 지낸 명진스님 제주서 입적… 프리다이빙 중 사고 추정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서귀포 하예포구 인근 해상서 구조
병원 이송 뒤 사망…세수 76세·법랍 52년
해경, 장비 착용 상태 등 사고경위 조사
종단 개혁 주도·봉은사 주지 역임

지난 2003년 2월 서울 중구 한 카페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대한불교조계종 지도부를 비판하다 2017년 4월 승적을 박탈당한 명진스님이 징계 취소 요구 소송 제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댜. 봉은사 주지를 지낸 명진스님은 22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하예포구 인근 해상에서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입적했다. 세수 76세, 법랍 52년. /사진=뉴시스
지난 2003년 2월 서울 중구 한 카페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대한불교조계종 지도부를 비판하다 2017년 4월 승적을 박탈당한 명진스님이 징계 취소 요구 소송 제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댜. 봉은사 주지를 지낸 명진스님은 22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하예포구 인근 해상에서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입적했다. 세수 76세, 법랍 52년.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대한불교조계종 개혁과 종단 비판의 전면에 서왔던 명진스님이 제주 바다에서 프리다이빙 연습을 하던 중 사고를 당해 입적했다. 세수 76세, 법랍 52년이다. 2017년 승적 박탈 이후 이어졌던 조계종과의 법적 갈등이 올해 초 마무리된 지 불과 수개월 만이다.

22일 대한불교조계종과 경찰·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명진스님은 이날 오전 9시38분께 제주 서귀포시 하예동 하예포구 인근 해상에서 물에 떠 있는 상태로 구조됐다.

스님은 출동한 119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오전 10시28분께 사망 판정을 받았다. 법구는 서귀포의료원으로 옮겨졌다.

해경은 구조 당시 스님이 착용하고 있던 장비 등을 토대로 프리다이빙 연습 도중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와 입수 과정 등을 조사하고 있다.

프리다이빙은 산소통 없이 자신의 호흡만으로 잠수하는 방식이다. 수중에서 숨을 참는 시간이 길어지는 만큼 숙련자라도 의식 저하 등 돌발 상황에 대비한 안전관리가 중요하다.

명진스님은 최근 제주 남선사에 머물렀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조계종과 스님 소속 교구본사인 법주사, 남선사 등이 장례 절차를 논의하고 있다.

명진스님은 1950년 충남 당진에서 태어나 1969년 해인사 백련암에서 출가했다. 1974년 탄성스님을 은사로 사미계를 받았다.

1994년 조계종 종단 개혁에 참여했으며 제11대 중앙종회 의원을 거쳐 1998년부터 2002년까지 중앙종회 부의장을 지냈다. 2006년부터 2010년까지는 서울 강남구 봉은사 주지를 맡았다.

봉은사 주지 시절부터 종단 운영과 사회 현안에 대한 거침없는 발언으로 주목받았다. 당시 조계종 총무원 지도부를 공개적으로 비판했고 이후에도 인터뷰와 법회 등을 통해 종단 운영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했다.

종단과의 갈등은 2017년 승적 박탈로 이어졌다. 조계종은 당시 명진스님에게 제적 징계를 내렸고, 명진스님은 2023년 징계 처분이 무효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 판단은 명진스님 쪽으로 기울었다. 1심과 2심 모두 제적 징계가 무효라고 판단했다. 올해 초 조계종과 명진스님 양측이 대법원 상고를 하지 않기로 하면서 오랜 법적 분쟁도 마무리됐다. 이에 따라 승적도 회복됐다.

스님은 베트남전 참전 이력도 있다. 이후 불교계 내부 문제뿐 아니라 정치·사회 현안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며 한국 불교계의 대표적인 비판적 인사 가운데 한 명으로 자리해왔다.

이번 사고로 종단과 사회를 향한 비판을 멈추지 않았던 명진스님의 50여년 수행과 사회활동도 제주에서 갑작스럽게 막을 내리게 됐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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