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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압박에 폭발한 캐나다 "우리는 전쟁 중"...보복관세 예고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캐나다 마크 카니 총리 대국민 연설 "우리는 공격 받았다...전쟁 중"
22일 발효된 美 50% 관세에 맞보복 천명, 9월 8일 시행
기계 및 전자 등에서 캐나다 경제 피해 우려, 9만명 실직할 수도
캐나다, 누적된 반미 감정에 보복론 우세...에너지 수출세 유력
美, 캐나다의 보복 관세에 추가 보복 예고

캐나다의 마크 카니 총리가 22일(현지시간) 캐나다 오타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AP연합뉴스
캐나다의 마크 카니 총리가 22일(현지시간) 캐나다 오타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A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지난해부터 미국의 관세 공격과 정치적 위협에 시달리던 캐나다가 마침내 폭발했다. 캐나다 총리는 미국에 보복 관세를 천명하며 캐나다가 지금 "전쟁 중"이라고 선언했다.

캐나다 "공격 받았다"...관세 보복 예고
미국 뉴욕타임스 (NYT) 등 외신들에 따르면 캐나다의 마크 카니 총리는 22일(현지시간) 대국민 연설에서 "공격 받으면 전쟁 중인 것이며 우리는 공격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22분에 걸친 연설에서 미국이 제안한 무역 합의가 "나쁜 거래"라며 "우리는 그들이 제시한 것을 받아들일 수 없고, 그들이 요구한 것도 내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니는 미국 협상단이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고 너무 적은 것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온라인 스트리밍의 프랑스어 콘텐츠 지원과 문화산업 보조금, 프랑스어 포장지 의무 표기 철회 등을 요구했다며 "이는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사항"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국 정부는 지난달 20일 캐나다가 미국 제품을 차별했다며 캐나다산 유제품과 주류, 기계, 섬유, 시멘트, 가구, 전자제품 등 200억달러(약 27조원) 규모의 캐나다산 수입품에 50% 관세를 추가한다고 밝혔다.

해당 품목은 캐나다가 미국에 수출하는 규모에서 약 5%에 불과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기계와 전자제품 등을 지목하며 캐나다 중소 수출기업의 약 40%가 이번 관세에 영향을 받고, 3분의 1은 매출이 절반 이상 줄어든다고 예측했다. 캐나다 캘거리 대학교의 트레버 톰베 경제학 교수는 NYT에 이번 사태로 캐나다에서 최대 9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캐나다는 이달까지 협상을 계속했으나 결국 합의를 보지 못했다. 미국은 22일 0시 1분을 기해 50% 관세를 발효했다. 카니는 22일 연설에서 "캐나다 노동자와 농민, 가정,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미국의 새로운 관세에 상응하는 맞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산 철강, 유제품, 가전제품, 농기구, 펄프 및 제지, 전자제품 등이 영향권에 들 것이라고 말했다. 캐나다의 보복 관세는 9월 8일부터 발효될 예정이다.

지난해 4월 2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포트 이리에서 미국발 화물 트럭이 캐나다 국경을 향해 접근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지난해 4월 2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포트 이리에서 미국발 화물 트럭이 캐나다 국경을 향해 접근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해묵은 감정 폭발, 반미 정서 확산
캐나다 국민들은 카니를 응원하고 있다. 캐나다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온타리오주(州)의 더그 포드 주지사는 22일 기자들과 만나 "이 싸움을 시작한 것은 우리가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길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포드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언급하고 "우리는 트럼프가 모든 캐나다인을 괴롭힐 때마다 이를 돌려준 다는 점을 확실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보복이 "트럼프가 캐나다인을 최우선 고객으로 인식할 때 까지 계속된다"고 밝혔다. 앞서 그는 이번 주 카니에게 보낸 서한에서 석유·가스·전력을 무역 협상 카드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캐나다는 미국의 최대 석유 공급국으로, 전체 수입산 석유의 52%를 캐나다에서 들여오는 것으로 집계됐다.

NYT는 캐나다 여론조사 결과 에너지 수출세 도입에 찬성하는 비중이 높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캐나다에서는 미국산 제품 불매 운동이 벌어지고 있으며, 캐나다 주재 미국 대사의 퇴출 요구 청원에 17만명이 서명하는 등 반미 정서가 널리 퍼지고 있다.

전통적인 우방이었던 미국·캐나다 관계는 트럼프 2기 정부가 출범한 지난해부터 금이 가기 시작했다. 트럼프는 지난해 2월 캐나다와 멕시코 등이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을 제대로 단속하지 않는다며 자유무역협정(FTA)을 무시하고 관세를 부과했다. 이어 같은 해 캐나다 철강과 자동차, 목재에 고율 관세를 부과했으며, 공개 석상에서 캐나다 지도자를 "미국 주지사"라고 불렀다. 이에 캐나다 내부에서는 경제적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트럼프에게 끌려가면 안 된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한편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22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카니의 보복 발표를 두고 "우리는 캐나다의 보복에 대응하는 조치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 예정된 협상은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0월 7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왼쪽)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AP연합뉴스
지난해 10월 7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왼쪽)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AP연합뉴스

[email protected]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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