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경기도청… 조직개편 앞두고 정기인사까지 ‘올스톱’
추미애式 도정에 공직사회 ‘부글’
비상재정에 유사사업 정비 예고
9월 인사 건너뛰고 1월로 미뤄
공무원 노조, 성명서로 강력반발
【파이낸셜뉴스 수원=장충식 기자】 민선 9기 추미애 경기도지사 체제 출범 직후부터 경기도정이 극심한 혼란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취임 한 달 만에 '비상재정'을 선포하며 긴축 재정에 돌입한 데 이어, 예정되어 있던 하반기 정기인사를 불과 며칠 앞두고 조직개편을 이유로 갑작스레 보류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면서 도청 안팎이 크게 동요하는 모양새다.
■정기인사 갑작스러운 연기… 5급 이상 간부급 '인사 전면 중단'
23일 파이낸셜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도는 지난 21일 내부 공지를 통해 당초 8~9월 중 시행 예정이던 하반기 인사 일정을 대폭 변경한다고 밝혔다.
핵심은 부단체장 및 실·국장, 과장, 팀장급에 이르는 2~5급 간부급 인사를 전면 보류하고, 하반기 조직개편과 연계해 내년 1월에 단행하겠다는 것이다.
도가 밝힌 인사 연기의 공식 명분은 '사업 재구조화 및 조직개편'이다. 조직진단을 통해 유사·중복 사업을 정비하고 부서 간 칸막이를 해소하는 과정에서, 개편 전 인사를 강행할 경우 단기간 내 재배치 등 조직·인력 운영의 비효율이 우려된다는 논리다.
이에 따라 6급 이하 직원에 대해서만 승진·휴직 등에 따른 최소한의 결원 보충 인사를 오는 9월 21일 전후로 단행하고, 필수적인 전보 외에는 이동을 제한하기로 했다. 부서 3년·실국 6년 근무 시 적용되던 의무전보 기준조차 내년 상반기까지 한시 유예되면서, 사실상 하반기 인사는 '통째로 건너뛰는' 셈이 됐다.
앞서 도는 하반기 인사 일정에 대해 3급 이상은 24일, 4급 과장급은 28일, 5급 팀장급은 오는 9월 18일, 6급 이하는 9월 21일 전후로 각각 인사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공지한 바 있다.
■"조직 존중 못 받아" 노조 반발… 시·군 행정 공백 우려도
하반기 정기인사가 이듬해 상반기로 통째로 미뤄지는 이례적인 상황에 공직사회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장기간 격무를 버티며 승진과 전보를 기다려온 직원들 사이에서는 "인사 예측 가능성이 완전히 무너졌다"는 허탈감이 터져 나온다.
경기도청공무원노동조합은 '사상 초유 최악의 인사를 규탄한다!'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직원들이 느끼는 것은 조직으로부터 존중받지 못했다는 깊은 허탈감과 상실감"이라며 추미애 지사의 사과와 조속한 정상화 방안 마련을 요구했다.
현장의 실질적인 행정 공백도 심각한 문제로 떠올랐다. 현재 성남, 시흥, 광주, 이천, 양주, 가평, 포천 등 도내 7개 시·군의 부단체장이 공석인 상태다. 재난 상황이 빈번한 여름철에 재난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해야 할 부단체장 인사마저 내년으로 미뤄지면서, 일선 지자체들은 수개월간 고위 간부 공백을 자체적으로 감내해야 하는 비상 상황에 처하게 됐다.
■'비상재정'부터 '인사 보류'까지… 추다르크식 개혁에 적응기 필요
지역 정가에서는 이번 사태를 두고 추 지사 특유의 강경하고 단호한 '추다르크식' 도정 운영 방식이 본격적으로 표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
추 지사는 취임 직후인 지난 8월 초, 도 재정 상태를 '마른 땅에 풀 한 포기 안 남은 격'이라며 경기도 재정 비상 상황을 선언하고 5500억원에 달하는 대대적인 세출 구조조정에 나선 바 있다.
이어 조직 전반을 통째로 재검토하는 조직개편 없이는 인사도 단행하지 않겠다는 '선(先) 개편, 후(後) 인사' 방침을 전격 밀어붙인 것이다.
문제는 처음 겪는 파격적 도정 운영이 공직 내부의 불신과 거센 반발을 부르고 있다는 점이다. 조직 내부와의 사전 소통이나 충분한 설명 없이 퇴근 직전 전격 통보하는 방식을 두고 도청 안팎에서는 '일방통행식 인사'라는 지적이 잇따른다.
경기도 한 관계자는 "재정 위기 극복과 조직 체질 개선이라는 명분은 이해하지만, 공직사회의 기본 틀인 인사 시스템마저 흔들리면서 직원들의 피로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