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사설

[사설] 재개발·재건축 구청장에 이양, 핵심은 규제완화

파이낸셜뉴스

당정회의에서 부동산 보완책 논의
복잡한 절차와 '재초환' 등이 문제

2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제10차 고위당정협의회에 앞서 한성숙 국무총리와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사진=뉴스1화상
2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제10차 고위당정협의회에 앞서 한성숙 국무총리와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사진=뉴스1화상

8·3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지 3주가 지난 가운데 보완대책이 곧 나올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와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일요일인 23일 고위당정협의회를 열어 부동산 문제에 대한 의견과 건의사항을 밝힘으로써 정부의 추가 대응을 예고했다.

보유세 인상을 골자로 하는 8·3 대책 발표 이후 서울 강남지역 주택 보유자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특히 집 한채를 소유하며 강남에서 수십년 동안 살아온 장기 보유자들의 불만이 많다. 연금 외에 다른 수입이 없는 처지에 불어나는 세금 걱정이 크다는 것이다. 세금이 늘어나는 비거주 1주택자의 요건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또한 용산공원 개발 문제를 놓고 정부와 서울시가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공급을 어떻게 확대할지도 논란이다.

이와 관련, 민주당은 이날 고위당정협의회를 열어 여러 보완책을 정부에 건의했다. 종합부동산세 부과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1주택자 거주·비거주 구분을 없애라고 요청했다. 요건 완화를 논의할 것도 없이 비거주자에게 종부세를 차등 부과하는 방안을 아예 없던 것으로 하자는 것이다.

특히 주목할 것은 공급 확대책으로 내놓은 재개발·재건축 권한의 기초단체장 이양이다. 강 비서실장은 이날 회의에서 "단기간에 공급 가능한 주택용지 확보 방안을 제시해 주면 청와대와 정부는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당정은 이에 대해 서울의 500세대 이하 재개발·재건축 권한을 기초단체장에게 주도록 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

서울의 기초단체장은 구청장이다. 현재 재개발·재건축에 관한 권한은 시장이 갖고 있다. 당정의 발표가 법제화되면 앞으로 구청장이 법적 권한을 갖고 지역 재개발과 재건축을 주도해 주택 공급을 확대하고 공기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집값 안정을 위한 최우선의 정책은 공급 확대다. 세제와 금융은 부수적인 정책일 뿐이다. 집값이 크게 오른 서울은 공급을 늘리려 해도 도심지에 집을 더 지을 땅이 없는 것이 딜레마다. 용산공원 등의 대형 공원은 시민의 휴식공간으로서 개발에서 제외해 영구 보존해야 한다. 그렇다면 답은 재개발과 재건축으로 공급을 늘리는 도리밖에 없다.

이런 이유에서 주택공급 확대에 도움만 된다면 구청장에게 재개발·재건축 권한을 넘기는 당정의 발표는 반대할 일이 아니다. 정부는 이 권한을 정부가 가지는 방안도 추진했었다. 문제는 구청장이 주도권을 쥐고 재개발과 재건축을 추진한다고 해서 얼마나 공급을 늘리고 속도를 앞당길 수 있느냐는 것이다. 시장의 권한을 앗아 구청장에게 넘기고 승인권을 정부가 가지면 아무 소용이 없다.

재개발과 재건축이 더딘 이유는 권한을 서울시장이 갖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각종 규제 때문이다. 그중의 하나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로, 재건축으로 조합원 1인당 초과이익이 기준을 넘으면 최대 50%까지 부담금을 부과하는 제도다. 개발이익이 많이 발생하는 강남지역에서는 재초환이 재건축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봐야 한다.

당정은 권한 이양이 재개발·재건축을 활성화할 것이라고 단정하지 말고 어떤 규제를 어떻게 풀지도 논의해야 한다. 그러면서 법적 용적률 상향도 검토해야 한다. 구청장이 전권을 행사하면 난개발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그렇게 하더라도 전체 도시계획과 관련해 서울시와 협의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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