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해룡 측, 감사원에 '마약 수사 외압·부실 수사' 의혹 직무감찰 청구
감사원에 직무감찰 청구…8대 의혹 제기
"공범 방치·수사권 박탈"…부실 수사 규명
검찰 출석 조율 중…"방어권 보장 시 응할 것"
수사 기록 유출 논란… 고소 사건 파장 계속
[파이낸셜뉴스] 서울 영등포경찰서의 '인천세관 마약 밀수 외압 의혹'을 폭로했던 백해룡 경정 측이 검찰과 관세청, 경찰청, 마약합동수사단의 위법·부당한 사무 처리에 대해 감사원에 직무감찰을 청구했다.
백 경정의 법률 대리인 이창민 변호사는 24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마약 사범 공범 추적 실패와 석연치 않은 사건 종결, 백 경정에 대한 수사권 배제 조치 등 총 8가지 핵심 의혹에 대한 감사원의 철저한 감찰이 필요하다"며 감사 제보서를 제출했다.
이 변호사는 검찰과 세관의 공범 방치 의혹을 거론했다. 그는 "2023년 2월 마약 사범 검거 당시 세관과 서울중앙지검이 우범자 분석 보고서를 통해 공범 12명을 특정했음에도 검거에 실패했다"며 "특히 추적 대상 중 2명이 인천공항으로 입국했음에도 다음 날 중앙지검이 해당 사건을 수사 종결(수사 중지)하고, 공범들을 '성명불상자'로 표기해 관리한 경위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합수단의 부실 수사와 진술 조작 의혹도 제기했다. 이 변호사는 "합수단은 마약 사범들의 진술 모의를 이유로 백 경정 팀의 수사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고 발표했으나, 당시 11차례에 걸친 실황 조사와 현장검증이 이뤄졌다"며 "마약 사범들을 동부구치소로 동시 이감한 경위와 진술 변경 과정의 자발성·독립성을 객관적으로 검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사건 이첩과 송치 과정에서의 외압 정황도 감찰 청구 대상에 포함됐다. 백 경정 측은 영등포서가 관세청 공무원으로 수사를 확대할 당시 서울경찰청 수뇌부의 강제 이첩 지시가 있었는지와, 국가수사본부가 불송치 타당 회신을 보냈음에도 합수단 발족 직후 사건이 전건 검찰로 송치된 경위 등에 대해 감사원의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백 경정이 합수단에 파견된 이후 수사권이 사실상 박탈당한 채 방치되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 변호사는 "이재명 대통령 지시로 백 경정이 합수단에 파견됐으나, 파견 후 1개월이 지나도록 실질적인 수사를 진행할 직제조차 부여받지 못했다"며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 접속 권한이나 통신 수사를 위한 결재선조차 구축되지 않아 참고인이나 피의자 신원 특정은 물론 기본적 수사 자체가 불가능한 상태가 3개월 내내 지속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백 경정이 영등포서 재직 당시 직접 작성했던 과거 수사 기록조차 단 한 차례도 열람·접근하지 못 하게 차단당했다"면서 "제대로 된 수사를 할 수 없는 여건을 만들어놓고 파견을 보낸 것은 상식적이지 않고 사실상 백 경정의 수사를 방해하고 가두기 위한 목적으로 파견을 강행한 것이 아닌지 감사원이 명명백백히 규명해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서울남부지검의 소환 요구 등 백 경정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에 대해선 "고소장 열람·복사를 신청해 응답을 기다리는 중이며, 방어권 보장을 위한 절차일 뿐 수사를 회피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출석 일정을 묻는 질문엔 "서울남부지검으로부터 8월 15일부터 30일 사이에 출석 가능한 날짜를 통보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면서 "열흘 전쯤 검찰에 고소장 열람·복사를 신청했으나 아직 받아보지 못해 공식 회신을 하지 않은 상태"라고 부연했다. 고소장 확인과 방어권 보장을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어서 실제 출석은 이번 달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는 게 이 변호사의 설명이다.
백 경정 측은 감사원이 이번 제보를 바탕으로 관련 기관들의 공문서 수발신 내역과 결재 라인, 기록 보관 행위의 적정성을 종합적으로 조사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한편 백 경정은 지난 2023년 영등포서에서 형사과장으로 근무할 당시 말레이시아 마약 조직원들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인천공항 세관원들이 마약 밀수 통로를 열어주는 등 조력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뒤 수사를 확대해 왔다. 이 과정에서 그는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과 경찰 고위 수뇌부가 수사를 무마하려 외압을 넣었다고 폭로해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임은정 검사장이 이끈 서울동부지검 '세관 마약 합동수사단'은 지난 2월 백 경정이 제기한 수사 외압 의혹 전반에 대해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며 관련자 전원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이에 불복한 백 경정은 수사 기록과 관련 자료를 연이어 외부에 공개하며 거세게 반발했다.
이후 수사를 받았던 인천공항본부 세관 공무원 3명은 지난 3월 백 경정을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이들은 백 경정이 개인정보가 적나라하게 담긴 수사 문서를 유포해 피의사실을 공표하는 과정에서 피의사실 공표·개인정보보호법 위반·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등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백 경정은 지난달 자신의 개인 블로그에 5400여쪽에 달하는 합수단 수사 기록 전체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세관 직원과 가족의 인적 사항, 거주지 등 개인정보가 노출되어 다시금 논란이 불거졌으며, 해당 사건에 대한 법적 공방 역시 지속될 전망이다.[email protected] 서지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