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실종 허위종결에 경찰청 사과… 한성숙 총리 "재발대책 신속 추진"
문대림 의원, 국회 예결위서 경찰 책임 추궁
"동일 경찰관 두 사건 허위종결" 지적
관리자 이중확인·전산 통제장치 요구
한성숙 총리 "내부 검토… 빠르게 추진"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에서 동일 경찰관이 두 건의 실종사건을 허위로 종결한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경찰청이 국회에서 공식 사과했다. 한성숙 국무총리는 담당자의 판단만으로 실종사건을 끝내지 못하도록 관리자 이중 확인과 전산 통제장치를 강화하는 방안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24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제주에서 잇따라 발생한 실종사건 허위 종결과 부실 대응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문대림 의원은 이날 장미란씨(37)로 추정되는 시신이 실종 3개월여 만에 제주에서 발견된 사실을 언급하며 경찰의 초동 대응과 사건 관리 책임을 따졌다.
문 의원은 김병찬 경찰청 경무인사기획관에게 "경찰의 허위 보고와 부실 대응으로 수개월 동안 고통받은 실종자와 가족에게 경찰청을 대표해 사과하시겠느냐"고 물었다. 김 기획관은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답했다.
장씨에 대한 실종신고는 지난 5월 접수됐지만 당시 사건을 담당한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A경장은 장씨와 실제로 연락하거나 안전 상태를 확인하지 않은 채 연락이 닿았다는 취지로 신고자에게 알리고 사건을 종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는 A경장이 실종자를 관리하는 프로파일링 시스템에서도 장씨 사건을 해제 처리한 사실이 드러났다. 사건이 종결되면서 초기 수색도 중단됐다. 가족 측 신고로 수색이 뒤늦게 재개됐지만 장씨의 이동 경로를 확인할 수 있었던 폐쇄회로(CC)TV 영상 상당수는 이미 보존기간이 지난 상태였다.
경찰은 이날 오전 10시46분께 제주시 한림읍 일대에서 합동수색을 벌이던 중 장씨로 추정되는 시신을 발견했다. 시신은 부패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로 경찰은 감식을 통해 정확한 신원과 사망 원인을 확인하고 있다.
문 의원은 같은 경찰관이 다른 실종사건도 비슷한 방식으로 처리한 점을 문제 삼았다.
A경장은 지난 7월 2일 접수된 60대 남성 실종사건에서도 실종자와 연락이 닿은 것처럼 가족에게 설명하고 사건을 종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후 가족이 다시 신고하면서 경찰이 수색에 나섰고, 해당 남성은 최초 신고 51일 만인 지난 22일 숨진 채 발견됐다.
문 의원은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다. 동일한 경찰관이 동일한 방식으로 실종사건을 허위 종결했다"며 담당 경찰관 개인의 일탈로 사건을 마무리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경찰서 지휘부가 사건 처리 과정을 제대로 감독했는지, 실종사건 관리·감독 체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했는지도 조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재발 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제도 개선책도 제시했다. 문 의원은 담당 경찰관 한 명의 판단으로 실종사건을 종결하지 못하도록 하고 사건 종결 전에 관리자가 다시 확인하는 절차를 의무화할 것을 요구했다.
실종자 프로파일링 시스템의 기록을 수정하거나 삭제한 이력은 계속 보존하고, 주요 기록이 변경되면 관리자와 상급기관에 자동으로 알려주는 전산 통제장치를 갖추는 방안도 제안했다.
실종자의 안전을 확인하도록 한 현행 절차가 담당자의 허위 입력으로 무력화될 수 있었던 만큼 사람의 판단과 전산시스템을 함께 견제할 장치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한성숙 국무총리는 "관련 사건을 정말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며 "말씀한 부분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적극적으로 빠르게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A경장에 대한 형사 수사도 진행되고 있다. 제주경찰청은 A경장을 직무유기와 공전자기록 위작·행사,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긴급체포했으며 24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A경장이 실종수사 업무를 담당한 기간 처리한 다른 사건에서도 부적절한 종결이 있었는지 확인하고 있다.
두 실종사건 모두 실종자가 결국 숨진 채 발견됐거나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까지 이어졌지만, 경찰의 허위 종결과 사망 사이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현재 확인되지 않았다. 정확한 사망 경위와 경찰 대응이 미친 영향은 각각 수사와 감식을 통해 규명해야 한다.
제주에서 시작된 허위 종결 파문은 담당 경찰관에 대한 수사에서 경찰의 실종사건 관리체계 개선 문제로 확산됐다. 앞으로 경찰 지휘·감독 책임과 전산상 사건 종결 권한을 어떻게 통제할지가 재발 방지책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