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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 중지' HD현대重 노조, 파업 카드 꺼냈다...조선업 임금인상 기싸움 본격화

강구귀 기자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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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이 지난해 9월 3일 오후 1시부터 하루 4시간 부분파업에 들어갔다. 올해 임금 교섭과 관련한 7번째 부분 파업이다. 파업이 시작되자 조합원 수백명은 노조 지침에 따라 오토바이를 타고 조선소 밖으로 나와 경적을 울리며 도로를 돌면서 시민에게 파업 상황을 알리기도 했다. 현대중공업 노조원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시가지를 행진한 것은 지난 2019년 물적분할 반대 파업 이후 6년만이다. 현대중공업 노동조합 제공
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이 지난해 9월 3일 오후 1시부터 하루 4시간 부분파업에 들어갔다. 올해 임금 교섭과 관련한 7번째 부분 파업이다. 파업이 시작되자 조합원 수백명은 노조 지침에 따라 오토바이를 타고 조선소 밖으로 나와 경적을 울리며 도로를 돌면서 시민에게 파업 상황을 알리기도 했다. 현대중공업 노조원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시가지를 행진한 것은 지난 2019년 물적분할 반대 파업 이후 6년만이다. 현대중공업 노동조합 제공

[파이낸셜뉴스] HD현대중공업 노조가 파업 카드를 꺼냈다. 조선업 임금인상을 두고 기싸움이 본격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노사는 2026년 임금협상을 놓고 중앙노동위원회 2차 조정회의에서도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고, 결국 조정 절차 중지라는 선택을 받아들였다. 이는 노조가 합법적으로 파업을 추진할 수 있는 '쟁의권'을 공식 획득했다는 의미다. 조선업계 최대 규모 조직인 현대미포조선, 대우조선 등을 거쳐온 노사 갈등의 역사 속에서 조선업 전체 임금협상의 '온도계' 역할을 해온 HD현대중공업의 움직임이 결국 분수령을 넘었다.

노조의 파업 찬반 투표는 25일부터 27일까지 사흘간 진행될 예정이다. 조합원 결집도가 높다면 빠르면 27일 이후 실제 파업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조선업계는 지난 2023년 대우조선과 현대미포조선의 파업으로 수천억 원대 손실을 입은 바 있고, 국제 선주사들의 납기 불안감도 지속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노조의 요구사항은 기본급 5% 인상과 정기상여금 8개월분 보장이다. 회사 측은 경영 여건의 어려움을 들며 기본급 2% 인상과 상여금 6개월분 수준에서 선을 그었다. 이는 3%포인트의 기본급 격차이자, 연간 2개월분의 상여금 차이로 이어진다.

현재 조선업의 임금 협상은 단순한 노사 간의 분배 싸움을 넘어 한국 조선업의 국제 경쟁력 문제와 직결된 상황이다. 중국의 후발 조선사들이 기술력을 빠르게 추격해오고 있는 가운데, 국내 조선사들의 인건비 부담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선박 발주 경기가 급속도로 냉각되고 있는 와중에도 국내 노조는 고임금 추세를 이어가려 한다"며 "공급망 다변화가 가속화되는 시점에서 한국 조선소의 경쟁력 약화는 곧 수주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더욱 복잡한 것은 현재의 경제 상황이다. 한국의 실질임금 증가율이 정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반면, 물가 상승률은 상대적으로 높게 유지되고 있다. 근로자들의 구매력이 침식되는 상황에서 노조의 임금 인상 주장은 대의성을 갖는다. 동시에 글로벌 경기 둔화 속에서 회사의 경영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도 부정할 수 없다.

역사적으로 조선업은 임금협상의 각축장이었다. 2015년과 2016년 현대미포조선의 일련의 파업 사태, 2019년 대우조선의 경영난 위기, 2023년의 재차 파업 등은 모두 임금과 고용 문제를 중심으로 벌어졌다. 이들 분쟁의 결과는 결국 업계 전체에 파급되는 구조다. HD현대중공업의 협상 결과는 곧 다른 조선사들의 '기준점'이 되기 때문이다.

노조 진영은 "회사가 가용한 수익성을 제대로 분배하지 않으려 한다"는 입장이고, 회사 측은 "변동적 수주 구조 속에서 기본급 인상은 고정비 증가를 의미한다"고 주장한다. 양쪽 모두 현실적 근거를 갖고 있는 셈이다. 다만 조정이라는 제도적 완충장치가 더 이상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결국 '힘의 논리'로 귀결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조선업계 임금협상은 단순한 배분 문제를 넘어 한국 제조업 전체의 경쟁력 구도를 좌우하는 중요한 신호다. HD현대중공업의 파업 여부와 그 과정에서 어떤 합의가 도출되는지는 앞으로 수년간 한국 조선소의 경영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25일부터 시작되는 투표 결과가 조선업계 전체의 향방을 결정하는 첫 단추가 될 전망이다.

[email protected]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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