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장 걸어잠그는 트럼프와 콜롬비아 트럼프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전문직 취업비자 수수료를 1억원 넘게 올리고 망명 신청자 최대 20만명의 비자 취소까지 추진하며 국경 빗장을 더욱 걸어잠그고 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 이민정책에 다시 드라이브를 거는 가운데, 남미 콜롬비아에서도 친트럼프 성향의 우파 신임 대통령이 대규모 미등록 이주민 단속과 추방을 예고하며 트럼프식 이민정책에 시동을 걸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 국토안보부는 관보를 통해 신규 H-1B 비자 신청에 10만3265달러(약 1억4300만원)의 수수료를 내도록 하는 규정안을 내놨다. 기존에는 해외에서 H-1B 비자를 신청하는 이들이 주로 대상이었던 데 비해 미국에서 신청하는 이들도 수수료를 내는 방향으로 변경됐다. 연방법원의 위법 판단에도 강행하겠다는 것인데, 이를 통해 88억달러(약 12조원)를 모아 이민정책 운영 재원에 쓰겠다는 구상이다.
H-1B 비자는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분야의 전문 직종에 적용되는 비자로, 전문직 비자에 대한 고액 수수료는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해온 강력한 이민단속 정책의 일환이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민단속의 기조를 완화할 뜻이 없음을 천명해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의도로 풀이되는 지점이다.
또한 트럼프 정부는 망명을 신청했거나 현재 망명 절차를 밟고 있는 외국인 최대 20만 명의 상용·관광 비자를 취소할 준비도 하고 있다. 미 AP통신이 입수한 미 국무부 문건과 복수의 당국자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앞으로 몇 주 안에 2016~2026년 발급된 상용 관광 목적의 B1·B2 비자 중 소지자가 망명을 신청했거나 현재 신청 중인 경우 비자를 취소한다고 발표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토미 피곳 미 국무부 대변인은 "'단기 방문객'이라고 주장하며 미국에 입국한 뒤 영구 체류를 위해 망명을 신청한 외국인들을 파악하고, 이들의 비이민 비자를 취소하기 위해 국토안보부와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식 이민정책은 남미에서도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달 취임한 아벨라르도 데 라 에스프리에야 콜롬비아 신임 대통령은 미등록 이주민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과 강제 추방을 지시했다. '엘 티그레(호랑이)'라는 별명의 우파 성향 데 라 에스프리에야 대통령은 마약 카르텔 소탕 등 치안·안보 분야에서 미국과의 공조를 공언하는 등 후보 시절부터 적극적인 친미 행보를 보여왔다.
콜롬비아 현지 언론에 따르면, 데 라 에스프리에야 대통령은 바랑키야에서 진행한 안보 회의에서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콜롬비아인이 우선"이라며 "범죄를 저지른 불법 이주민을 먼저 적발하고, 이어 체류 자격이 없는 이들을 단속하기 위한 공조 작전을 즉각 수행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콜롬비아 경찰과 이민 당국은 이르면 이번 주부터 주요 도시와 국경 지역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이주민 단속에 나설 계획이다. 이러한 강경 기조는 대규모 불법 체류자 적발과 강제 추방을 국정과제로 추진 중인 트럼프 정부의 강경한 이민 정책을 벤치마킹한 행보로 풀이된다.
[email protected] 홍채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