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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가 교섭 나서라"…길어지는 판교 IT 업계 '하투'

최혜림 기자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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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공동교섭 요구…인적분할 저지 예고
네이버, 16개사 통합교섭 요구…제트도 파업
모회사에 임금·고용·조직 개편 직접 교섭 요구

[파이낸셜뉴스] 판교를 중심으로 하는 정보기술(IT) 업계의 하투 전선이 넓어지고 있다. 임금과 성과보상에서 시작된 노사 대립이 파업으로 번진 데 이어 회사 분할과 그룹 차원의 교섭구조 등 경영 문제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특히 근로계약을 직접 맺지 않았더라도 근로조건을 실질적으로 결정하는 주체에 교섭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한 '노란봉투법'이 지난 3월 시행되면서 모회사의 사용자 책임을 둘러싼 논의가 플랫폼 업계로 번지고 있다.

카카오 노조, 이날 공동요구안 제출…주총서 인적분할 저지 예고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는 26일 경기 성남 판교역 광장에서 '카카오 분할 반대 공동교섭 선포식'과 기자간담회를 열고 인적분할 반대 투쟁을 본격화했다. 카카오가 지난 21일 회사를 AI·플랫폼 사업 중심의 카카오AI와 투자·계열사 관리 중심의 카카오X로 나누겠다고 발표한 이후 열린 첫 대규모 집회다.

서승욱 카카오지회장은 "책임경영과 경영 쇄신, 고용 안정, 조직개편 시 사전협의, 보상체계의 기본 방향 등이 공동교섭 의제"라며 "오늘 회사에 공동요구안을 전달하고 교섭을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 노동조합원들이 26일 오후 경기 성남시 판교역 광장에서 열린 카카오뱅크 파업투쟁 결의대회 및 카카오 분할 반대 공동교섭 선포식에서 손피켓을 들고 있다. 뉴시스
카카오 노동조합원들이 26일 오후 경기 성남시 판교역 광장에서 열린 카카오뱅크 파업투쟁 결의대회 및 카카오 분할 반대 공동교섭 선포식에서 손피켓을 들고 있다. 뉴시스

카카오 노조가 공동교섭을 요구하는 것은 반복된 경영 실패와 구조조정, 고용 불안, 불투명한 보상 문제가 법인을 나눈다고 해소되지는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문제는 개별 법인에서 발생하지만 주요 결정은 공동체 차원에서 이뤄지는 만큼 전체를 아우르는 교섭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노조는 국민연금을 시작으로 개인주주까지 설득해 주주총회에서 반대표를 결집할 계획이다. 서 지회장은 "특별결의 안건에 해당하는 이번 분할안은 출석 의결권의 3분의 1이 넘게 반대하면 부결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분할 발표 이후 고용과 계열사 매각에 대한 불안이 커지면서 갈등은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 지회장은 "카카오 법인과 카카오X 산하에 편입될 계열사를 중심으로 노조 가입자가 증가하고 있다"며 "인력 배치와 CA협의체 업무 분담이 공개되지 않아 추가적인 계열사 매각과 사업 재편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고 말했다. 이날 판교역에서는 카카오뱅크 파업투쟁 결의대회도 열렸다. 두 차례 하루 파업을 벌인 노조는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닷새간 전면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네이버도 16개 법인 통합교섭 요구…제트는 파업 예고

카카오에서 인적분할을 둘러싼 갈등이 확산하는 가운데 네이버에서도 그룹 차원의 교섭 구조 개편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네이버지회는 지난 20일 본사에 16개 법인을 대상으로 한 통합교섭을 요구했다. 최근 1년간 16개 계열사에서 150차례 교섭이 열렸지만 본사 합의 전까지 계열사들이 아무런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구조가 반복됐다는 설명이다.

네이버 노조는 기존 법인별 교섭을 하나로 합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법인별 교섭을 유지하는 카카오 노조와 차이가 있다. 다만 양측 모두 본사를 실질적인 결정권을 가진 사용자로 보고 직접 교섭을 요구하고 있다.

임금 동결을 두고 갈등 중인 네이버제트 노조도 쟁의권을 확보했다. 이달 말까지 사측이 책임 있는 답변을 내놓지 않으면 다음 달 9일을 '제트 행동의 날'로 정한 후 파업을 포함한 단체행동에 나설 방침이다.

올해 판교의 하투는 임금·복지 문제를 넘어 조직개편과 지배구조, 모회사의 사용자 책임을 둘러싼 갈등으로 확산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총파업과 네이버제트의 단체행동까지 예고되면서 IT업계의 노사 대립은 하반기까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email protected] 최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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