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관 칼럼] 핵심 전략자원 된 우리 숲
대한민국은 전 국민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민둥산을 푸르게 가꿔낸 산림강국이다. 하지만 지난 1970~1980년대 집중적으로 조성된 우리 숲은 어느덧 성숙기를 지나 노령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숲은 다양한 수령의 나무들이 자연스럽게 순환할 때 비로소 최고 수준의 탄소 흡수능력을 유지할 수 있다. 이제 산림정책은 단순히 '가꾸고 보호하는 단계'를 넘어 적절히 '수확하고 활용하는 단계'로의 대전환을 요구받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과제를 해결할 핵심 열쇠가 바로 '국산목재 이용'이다. 목재는 국제사회가 공인한 대표적 탄소중립 소재이자 기후위기 대응의 강력한 수단이다. 우리가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차질 없이 달성하기 위해서는 국산 목재를 통해 연간 300만~400만t 규모의 이산화탄소를 저장해야 한다.
목재의 쓰임새는 획기적으로 진화하고 있다. 기존의 건축, 가구, 생활용품을 넘어 바이오 에너지 영역으로 빠르게 확장되는 추세다. 특히 석유화학 소재를 대체할 바이오플라스틱과 첨단 목질신소재는 미래 녹색경제를 이끌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우리 숲이 길러낸 목재가 탄소중립 시대를 뒷받침할 핵심 전략자원으로 거듭나고 있는 셈이다.
우리 숲을 고부가가치 자원으로 탈바꿈시키려면 단순한 소비를 넘어 효율적인 공급·활용 체계를 갖춰야 한다. 그 출발점은 국내 목재산업의 체질을 개선해 안정적인 공급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산림청은 권역별 산업거점을 조성하며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있다. 지역협동조합과 상생하는 목재산업단지를 통해 '생산-가공-유통'이 하나로 연결된 생태계를 구축 중이다. 대표적으로 강원 남부권에서는 4개 시군이 뜻을 모아 광역 단위 산림 밸류체인을 형성하며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유통체계 개선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립목재집하장'을 시범 운영해 국유림 원목을 시장 수요에 맞춰 제때 공급하는 한편, 목재정보서비스를 고도화해 벌채부터 최종 소비에 이르는 전 과정을 투명하게 관리할 방침이다.
고부가가치 수요의 핵심인 '목조건축' 활성화도 적극 추진 중이다. 국토교통부와 협력해 '탄소중립 실천을 위한 목조건축 활성화 법안'의 신속한 제정을 추진하고, 지역 맞춤형 공공 목조건축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나아가 민간 영역까지 목조건축이 일상적인 건축 문화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제도·정책적 지원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기후위기와 탄소중립이라는 문명사적 전환기는 우리 목재산업이 세계적 수준으로 도약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다. 이 골든타임은 산림청의 노력만으로는 완성될 수 없다. 산업계 역시 과감한 투자와 기술 혁신으로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는 동반자적 노력이 필수적이다. 산림청은 앞으로도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며 목재산업의 도약과 '숲으로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길에 앞장설 것이다.
울창하게 가꿔온 지난 반세기의 산림이 이제 대한민국 미래 100년을 지탱할 가장 푸르고 강력한 동력이 돼야 한다. 숲을 가꾸는 일에 머물지 않고 제대로 이용할 때 우리는 비로소 환경과 경제가 상생하는 진정한 산림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
박은식 산림청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