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예약 후 두 달인데 출고 '0'…中 지커, 준비 부족에 판매 빨간불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중국 지리자동차그룹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가 국내 첫 모델 '지커 7X'의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두 달이 넘었지만 아직 고객 인도를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차량 인증 절차를 마무리하지 않은 채 사전예약부터 받으면서 준비 부족이란 지적이 나온다. 출고 지연이 장기화하면서 사전예약 초반의 흥행 열기가 식고 실제 계약 전환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토부 절차 남아…출고 시점 '안갯속'
27일 업계에 따르면 지커코리아는 아직 7X의 고객 인도 시점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차량 판매와 출고에 필요한 절차가 끝나지 않으면서다. 7X는 전날 자동차 사이버보안 관리체계(CSMS) 인증을 통과했지만 국토교통부 관련 절차가 일부 남아 있다.
지커는 추석석 전 출고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확정된 일정은 아니다. 지커코리아 관계자는 "아직 국토부 인증 절차가 조금 더 남아 있다"며 구체적인 출고 시점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지커는 사전예약에 앞서 지난 5월 28일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자동차 배출가스·소음 인증을 마친 뒤 6월 5일부터 예약을 받았다. 하지만 판매·출고에 필요한 국토부 관련 절차는 사전예약 두 달이 넘도록 마무리하지 못했다.
지커 관계자는 "당초 계획보다 늦어진 건 맞다. 생각보다 오래 걸리는 것 같다"며 "국내에 처음 진출하다 보니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기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선 BYD와도 대비된다. BYD는 7X보다 3주가량 늦은 지난 6월 26일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SUV '씨라이언 6'를 공개했지만 지난 24일 환경친화적 자동차 고시 등재를 마치고 이번 주부터 고객 출고에 들어갔다.
전기차와 PHEV의 인증 절차가 달라 소요 기간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후발 공개 모델이 먼저 고객 인도에 들어간 셈이다.
1000대 흥행 뒤 증가세 둔화…길어지는 대기에 이탈 우려
지커는 올해 BYD에 이어 중국 자동차 브랜드로는 두 번째로 국내 승용차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BYD가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것과 달리 지커는 '프리미엄'을 내세웠다. 첫 모델인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7X도 프로(RWD) 5299만 원, 맥스(RWD) 5999만 원, 울트라(AWD) 6999만 원으로 시장 예상보다 가격이 다소 높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초기 반응은 예상보다 컸다. 사전예약 한 달 만에 1000대를 돌파했다. 하지만 이후 증가세가 꺾이면서 첫 달 이후 추가된 예약은 500대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인도가 늦어지면서 고객 대기가 길어지고 초기 흥행에도 부담이 되고 있다. 일부 사전예약 고객은 두 달 넘게 차량을 기다리고 있지만 정작 언제 차를 받을 수 있을지 확정적인 안내를 받지 못하고 있다.
특히 국내에 처음 진출한 브랜드인 만큼 초기 고객 경험이 브랜드 신뢰도 형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첫 모델부터 출고 일정이 불투명해지면서 소비자 피로감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접수 물량이 정식 계약이 아닌 사전예약이라는 점도 부담이다. 출시가 늦어질수록 초기 관심이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지 않고 예약 취소나 경쟁 모델로 이탈할 가능성이 커진다. 최근 폴스타 등 프리미엄 브랜드의 신차와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수입 전기차가 잇따라 출시되면서 소비자 선택지도 늘고 있다.
업계에서는 출시 준비를 충분히 마치지 않은 채 사전예약부터 받은 것은 성급했다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첫 출시인 만큼 초기 고객의 신뢰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며 "출고 지연이 길어질수록 사전예약 물량의 실제 계약 전환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