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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여청→형사' 경찰 실종수사 땜질식 처방…또 손질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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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제·운영 방식 오락가락…현장선 "인력·예산 필요"

'형사→여청→형사' 경찰 실종수사 땜질식 처방…또 손질하나
직제·운영 방식 오락가락…현장선 "인력·예산 필요"

고개 숙인 제주경찰청장 (출처=연합뉴스)
고개 숙인 제주경찰청장 (출처=연합뉴스)

(인천=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제주 실종 신고 허위 종결 사건을 계기로 대형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실종 수사 업무와 직제를 바꿔온 경찰의 대응 방식을 되짚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건이 터질 때마다 조직을 신설하거나 수사 주체를 조정하는 땜질식 처방에서 벗어나 실종 수사의 전문성과 책임성을 지속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27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은 2007년 크리스마스 무렵 경기 안양시에서 실종된 초등학생 이혜진·우예슬 양이 30대 남성에게 무참히 살해된 채 발견된 사건을 계기로 이듬해 3월 지방경찰청과 경찰서 형사과에 형사실종팀을 신설하는 종합수사 대책을 내놨다.

이에 따라 일선 경찰서에는 실종전담팀이 구성됐으나 실제 운영은 형식적이거나 전담 체계를 갖추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실종 사건만 전담하는 인력이 배치된 경찰서는 일부에 그쳤고, 상당수 경찰서에는 형사·수사과 직원이 다른 사건을 처리하면서 실종 사건까지 병행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이후 경찰은 실종 사건이 아동·여성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2015년 실종 수사 업무를 형사과에서 여성청소년과(여청과)로 이관했다.

기존에는 형사실종팀이 초동 수사하고 강력범죄 혐의가 없으면 여청과가 공조하는 방식이었으나, 강력 범죄 연루 가능성을 판단하는 과정에서 두 부서 간 갈등이 빚어지는 상황도 고려됐다.

실종 업무가 여청과로 이관되면서 실종전담팀은 사실상 사라졌고, 여청수사팀이 다른 사건과 함께 실종 수사를 함께 맡게 됐다.

그러나 이 체계 역시 오래가지 못했다.

2017년 이른바 '어금니 아빠' 사건을 계기로 실종 신고에 대한 초동 대응의 허점이 드러나면서 경찰은 다시 수사체계를 손질했다.

시신 발견 현장 출입 통제하는 경찰 (출처=연합뉴스)
시신 발견 현장 출입 통제하는 경찰 (출처=연합뉴스)

여청과 중심이던 실종 수사에 형사과와 지역 경찰이 초기 수사부터 함께 참여하도록 하는 등 실종과 범죄 수사 연계를 강화하는 방식이었다.

여러 부서가 동시에 수사하다 보니 혼선이 빚어지는 일이 자주 발생했고, 2019년엔 형사과가 다시 실종 수사를 주관하는 것으로 논의되다 일선 형사를 중심으로 심한 반발이 일기도 했다.

결국 법령을 통해 실종 수사 업무가 형사과로 공식적으로 이관됐으나 여청에도 일부 기능이 남았다.

불과 몇개월 뒤 고유정 사건에서 또다시 문제가 불거졌다.

실종자의 범죄 피해 가능성을 초기에 충분히 포착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따라 경찰은 수사 방식과 매뉴얼을 또다시 손질했다.

이후 2021년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된 고(故) 손정민 씨가 닷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을 계기로 기존의 실종 정책과 수사 체계를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이처럼 경찰은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대응 방식과 업무 주체를 손질해왔으나 제주 실종 신고 허위 종결 사건으로 또다시 허점이 드러났다.

제주서부경찰서 A 경장은 지난 5월 15일 30대 여성 장모씨의 실종 신고를 접수하고 2시간 30여분만에 "장씨와 연락이 닿았다"며 허위 종결했다.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상의 관리목록에는 장씨가 교통사고로 숨진 것으로 허위 입력해 삭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실종 신고된 60대 남성 역시 비슷한 방식으로 허위 종결한 것으로 파악됐다.

모두 A 경장이 홀로 근무하는 야간당직 때 벌어진 일로 그의 비위 행위를 걸러낼 내부 통제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영장실질심사 마친 제주 '실종 허위종결' 경찰관 (출처=연합뉴스)
영장실질심사 마친 제주 '실종 허위종결' 경찰관 (출처=연합뉴스)

경찰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다시 개선책 마련에 나섰다.

실종자의 안전을 확인할 때 비대면 방식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개인이 독단적으로 실종사건을 종결할 수 없도록 관리자의 승인을 거치게 하는 등 허위 종결을 막는 방안이 골자다.

하지만 일선 현장에서는 절차와 통제를 강화하는 것과 함께 인력 부족 등 현실적인 문제도 함께 해결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주경찰청에서 근무한 퇴직 경찰관은 "야간에 홀로 근무하며 혼자 사건을 처리·종결하는 구조적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며 "적어도 2인 1조로 근무했다면 이번 허위 종결 사건을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현직 경찰관은 "실종 수사 전담팀이 있는 곳도 있지만 전담팀 없이 형사과 직원이 실종 수사를 병행해야 하는 곳도 많다"며 "전문성과 책임성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실종 수사를 비롯해 결국에는 '사람'이 하는 일인데 부족한 인력과 예산은 그대로 두고 절차와 의무만 늘어나면 어디서든 구멍이 생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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