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부 몸에 얼굴은 누구세요?…웨딩사진 도용 당한 부부 '황당' [어떻게 생각하세요]
[파이낸셜뉴스] 결혼사진을 직접 찍지 않고 다른 부부의 결혼사진에 자신들의 얼굴을 인공지능(AI)로 합성해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예비 부부 측이 도용 사실이 알려지자 사과했다. 원본 촬영자의 항의로 사안은 일단락됐지만, AI 합성이 쉬워지면서 타인의 사진과 초상을 손쉽게 도용하는 일이 일상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25일 소셜미디어(SNS) 스레드에서는 "제 웨딩사진에 얼굴만 AI로 합성하셨다. 사진을 내려달라"는 글과 함께 올라온 웨딩사진 한 장이 화제가 됐다.
한 예비 부부가 결혼 소식과 함께 올린 모바일 청첩장 게시물에 원본 사진의 주인공인 부부가 직접 댓글로 항의하며 진짜 원본 사진을 공개한 것이다.
해당 글을 올린 A씨가 공개한 사진에는 회색 정장에 줄무늬 넥타이를 맨 남성과 민소매 웨딩드레스에 붉은 구두를 신은 여성이 의자에 나란히 앉아 있었다. 문제의 청첩장 사진과는 배경과 구도, 의상, 포즈까지 모두 같았고 얼굴만 달랐다.
해당 글은 27일 기준 '좋아요' 1만1000여개와 댓글 281개가 달릴 만큼 관심을 모았고,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했다.
원본 사진을 촬영한 사진작가 B씨도 뒤이어 해당 게시물에 댓글을 통해 "사진을 사용하지 말아 달라고 이미 안내했는데도 현재까지 인스타그램과 스레드에서 삭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다시 말씀드린다"며 "해당 사진은 제가 직접 촬영한 것으로, 사진 속 인물의 초상권과 별개로 사진 자체의 저작권은 촬영자인 저에게 있다"고 밝혔다.
이어 "사진을 사용하거나 변형하는 데 동의한 적도, 이를 허락한 적도 없다"며 "더 이상 사진을 사용하지 말고 인스타그램과 스레드에 게시된 사진을 모두 삭제해 달라"고 요구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예비 부부 측은 댓글을 통해 "이번 도용 사진의 신부 측"이라며 "죄송하다"며 "AI 쪽으로 잘하는 친구한테 소액을 주고 부탁한 건데 도용일지는 몰랐다. 친구는 핀터레스트에서 퍼온 사진이라 한국분들이라 생각을 못했다고 한다"고 해명했다.
이어 "AI 자체가 나쁘다는 걸 인지하고 있으며 모든 사진은 전부 삭제하고 사진첩에서도 지웠다. 시간이 촉박해 SNS용으로 만든 것이었다"며 "상처받으셨을 신랑 신부님께 다시 한번 사과드리며, 연락처가 안 올라와 있어 작가님께도 DM으로 사과드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저희도 피해자라 더 이상 이슈가 되길 원하지 않는다. 사진 내려주시길 정중히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이후 A씨 부부도 "상대측 신부님께서 매장으로 직접 전화가 와 통화를 했다"며 "전화 통화를 통해 진심 어린 사과와 이야기를 듣고 원만하게 대화를 잘 마쳤다"고 알리며 사건은 마무리됐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AI 합성으로 타인의 사진을 도용하는 일이 일상이 됐다는 데 우려를 쏟아냈다. 누리꾼들은 "이젠 남의 웨딩사진도 AI로 바꿔서 도용하는구나", "이미지가 좀 어색하다는 느낌이 있었지만 괜히 어깃장 놓는 것 같아 댓글을 안 달았다", "웬만하면 스튜디오에서 비슷한 콘셉트로 찍었겠지 했는데 이쪽이 너무 원본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AI로 얼굴만 바꿨더라도 배경과 구도, 포즈 등 촬영자의 창작적 표현이 그대로 남아 있으면 원본 사진을 무단으로 변형한 2차적 저작물에 해당한다. 저작재산권을 침해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으며, 원작을 허락 없이 변형한 행위는 저작인격권인 동일성유지권 침해에도 해당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 대상이 된다.
다만 저작권 침해는 원칙적으로 피해자가 고소해야 처벌할 수 있는 친고죄다. 이번 사안처럼 촬영자가 사과를 받아들이면 형사 처벌로 이어지지 않는다.
[email protected] 성민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