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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조작 감사, 文 정책실장·국토장관이 목표"…최재해·유병호 수사자료 이첩

성석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감사원 국조특위 후속조치 TF 조사결과 발표
"원하는 진술 확보하려 끼워맞추기식 조사"
증거 정합성 검증 배제한 채 검찰 수사요청
위법 수집 휴대전화 복제본도 검찰에 제공
최재해·유병호 등 10명 수사자료…감사팀 9명 고발

지난 2023년 10월 감사원 유병호 사무총장이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다. 앞은 최재해 원장. 연합뉴스
지난 2023년 10월 감사원 유병호 사무총장이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다. 앞은 최재해 원장.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감사원이 윤석열 정부 당시 문재인 정부 고위직을 상대로 진행된 국가통계 감사에 대해 "전 정부 고위직 인사를 목표로 국가권력인 감사권을 강압 수단으로 남용했다"고 27일 결론 내렸다. 원하는 진술을 확보하기 위한 '끼워맞추기식 조사'와 증거 정합성 검증을 배제한 무리한 수사요청, 위법하게 수집한 개인 휴대전화 복제본의 검찰 제공도 확인됐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최재해 전 감사원장과 유병호 감사위원, 최달영 전 사무총장 등 관련자 10명에 대한 수사참고자료를 국가수사본부에 넘겼다.

■"쉽게 말해 '정명가도'", "통계조작 당신들 단죄"…감사관 강압발언 확인
감사원은 이날 '국정조사특별위원회 후속조치 태스크포스(TF)'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이같이 밝혔다. 지난 4월 국회 국정조사 과정에서 '주요 국가통계 작성 및 활용실태' 감사와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 관련 점검'을 둘러싼 강압감사와 디지털포렌식 남용, 수사요청서 증거 부정합 등의 의혹이 제기되자 TF를 구성해 자체 조사를 진행했다. TF는 피감사자 32명을 면담하고 녹취물과 수첩 등 자료를 교차 점검했다고 설명했다.

감사원은 통계감사 과정에서 윗선의 지시 등 원하는 진술을 확보하기 위해 고압적 언행으로 허위 진술을 강요하거나 피감사자가 진술하지 않은 내용을 문답서에 기재하는 등 '끼워맞추기식 조사'가 이뤄졌다고 판단했다. 개인 휴대전화에 대해서도 요건에 맞지 않는 포렌식을 실시해 참여권을 침해하고 감사와 무관한 사생활 정보까지 수집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강압 정황도 확인됐다. 대통령비서실과 국토교통부 관계자를 문답조사한 77일 가운데 41일(53.2%) 동안 고압적 언행과 문답서 허위기재, 진술 강요, 소명기회 제한 등의 행태가 있었다. 한 감사관은 대통령비서실 행정관에게 "통계조작이나 하는 당신 같은 사람들 단죄하려고 제가 감사관을 한다"라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다른 감사관은 "이번 감사는 검찰 수사를 전제로 하는 것"이라며 "이 감사는 정책실장과 국토부장관을 목표로 진행하는 것이다. 쉽게 얘기하면 정명가도(征明假道)"라고 말하면서 감사 협조를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명가도란, 임진왜란 당시 일본이 조선에 "명을 치러 갈 것이니 길을 빌려달라"며 명나라 침공을 위한 길을 내줄 것을 요구한 데서 나온 말이다. 즉 피감사자에게 자신은 최종 감사 목표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정책실장과 국토부 장관 등 윗선에 대한 진술을 요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감사원은 검찰 수사요청 과정에서도 자체 증거 검증 체계가 무력화됐다고 봤다. 감사팀이 강압적인 조사를 통해 사실과 다르게 수집한 증거와 당사자 확인을 거치지 않은 제3자의 추측성 진술 등을 근거로 혐의사실을 작성한 뒤 증거 정합성 검증 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수사를 요청했다는 것이다.

조사 결과에서는 수사요청서와 증거가 불일치하거나 부족한 사례가 총 220건으로 분류됐다. 삭제·수정됐거나 존재하지 않는 진술을 인용하거나 실제 진술과 다르게 기재하는 등 증거 불일치가 51건, 당사자 확인 없는 추측성 진술이나 반대 증거를 배제한 사례 등 증거 부족이 169건이었다. 이 가운데 관련자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과 소명을 거친 '확인사례'는 66건, TF 자체 검증에 따른 '의심사례'는 154건이다.

위법하게 수집한 개인 휴대전화 복제본을 검찰에 제공한 사실도 확인됐다. 감사원은 적법절차를 위반해 수집한 자료를 폐기하지 않은 채 보관하다 압수수색 과정에서 압수 대상이 아닌데도 검찰에 임의 제공해 영장주의를 우회했다고 판단했다.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 강압적 문답조사 확인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 감사에서도 강압적인 조사와 포렌식 관련 문제점이 확인됐다. 감사원은 피감사자의 정당한 녹음 요구를 취소하도록 유도하거나, "변호사를 선임하신 거 보면 죄라고 생각하는게 많으신가보다"라는 취지 등의 불쾌감을 주는 발언을 했다. 또 폐기해야 할 포렌식 복제본을 임의로 보관하다 검찰 압수수색 과정에서 제공한 사실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통계감사와 서해감사 관련 최 전 원장과 유 감사위원, 최 전 사무총장 등 10명에 대한 수사참고자료를 국가수사본부에 넘겼다. 통계감사팀 9명은 직권남용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허위공문서작성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통계감사 관련 국장 1명 등 10명에 대해서는 파면·해임 등 중징계 의결을 요구했다.

[email protected] 성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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