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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확산되는 청소년 SNS 제한…한국도 더 늦출 수 없다

파이낸셜뉴스
메타는 26일(현지시간) 미국 47개 주와 워싱턴DC 등이 제기한 소송에서 최대 180억달러(약 25조원)에 육박하는 배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출처=연합뉴스)
메타는 26일(현지시간) 미국 47개 주와 워싱턴DC 등이 제기한 소송에서 최대 180억달러(약 25조원)에 육박하는 배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출처=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미국에서 10대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이용이 크게 제한된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플랫폼이 아동·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중독 등을 둘러싼 소송에서 미국 주정부들과 거액의 배상에 합의하면서다. 유럽연합(EU)과 영국, 호주 등 선진국도 잇따라 청소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규제에 나서고 있다. 한국도 청소년을 SNS 중독에서 보호하기 위한 대응을 서둘러야 한다.

외신에 따르면 메타는 미국 47개 주와 워싱턴DC 등이 제기한 소송에서 최대 180억달러(약 25조원)에 육박하는 배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약 127억달러는 확정 지급분이고 나머지는 경쟁 플랫폼이 유사한 안전조치에 동참할 경우 추가로 지급하는 조건부 금액이다. 주정부들은 메타가 아동·청소년을 SNS 중독 위험에 빠뜨리고 위험성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으며 관련 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해왔다.

이번 합의에서 배상금보다 주목할 대목은 청소년의 SNS 이용을 직접 제한하는 조치다. 18세 미만 이용자는 하루 이용시간이 기본 2시간으로 제한되고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접속이 차단된다. 수업시간에는 알림도 중단된다. '좋아요'와 반응 수를 기본적으로 숨기고 일부 외모 보정 필터를 차단하는 한편, 자동재생·무한스크롤 등 중독성을 높이는 기능도 조정한다.

이 같은 합의로 다른 경쟁 플랫폼도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이미 틱톡·유튜브·스냅챗을 상대로도 유사한 소송이 잇따르고 있다. 메타의 합의가 업계 전반의 청소년 보호 기준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숏폼 콘텐츠의 무분별한 소비와 중독적 알고리즘, 유해 콘텐츠 노출이 청소년의 수면과 정신건강을 위협한다는 지적은 세계 공통의 문제가 된 지 오래다. 플랫폼 기업의 자율 조치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한 만큼 국가가 나서 청소년을 보호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실제로 세계 각국은 아동·청소년의 SNS 이용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EU의 디지털서비스법(DSA)을 비롯해 영국의 온라인안전법, 호주의 16세 미만 SNS 전면 금지법 등이 대표적이다. 덴마크와 인도네시아 등도 청소년의 SNS 이용 제한을 추진하거나 검토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관련 법안이 잇따라 발의되며 규제 논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 결실을 맺지 못했다. 과거 '게임 셧다운제'가 실효성 논란과 게임산업 위축 우려에 밀려 폐지된 전례가 신중론의 근거가 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메타가 미국에서 청소년 규제를 받아들인 데다 과거에도 유럽의 규제에 맞춰 청소년 보호조치를 확대해온 만큼 한국 등 글로벌 시장에도 비슷한 조치가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메타의 합의 내용이 한국에도 적용될 수 있는지 확인하고 국내 법제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교육계와 학부모, IT업계가 함께 참여해 한국 실정에 맞는 기준을 마련하는 일도 시급하다. 획일적 규제에 머물지 말고 청소년의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과 플랫폼 기업의 책임을 함께 강화하는 생태계를 만드는 일도 미뤄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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