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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에 무너지는 히말라야…빙하·동토층 녹아 홍수 위험 높였다

뉴스1
26일(현지시간) 네팔과 중국령 티베트를 덮친 대홍수·산사태로 현재까지 392명이 숨지고 1468명 이상이 실종된 것으로 집계됐다. 외국인 실종자만 800명을 넘어섰다. ⓒ 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26일(현지시간) 네팔과 중국령 티베트를 덮친 대홍수·산사태로 현재까지 392명이 숨지고 1468명 이상이 실종된 것으로 집계됐다. 외국인 실종자만 800명을 넘어섰다. ⓒ 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윤지오 수습기자 = 네팔과 중국 티베트 국경 지대를 덮친 대홍수의 한 원인으로 기후변화가 지목됐다. 히말라야 고지대의 기온 상승으로 빙하와 영구동토층이 녹아 발생한 대형 산사태가 일어났다는 것이다.

27일(현지시간) 르몽드,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지질학자, 빙하학자 등 과학자들은 이번 대홍수가 고산지대에서 거대한 빙하가 떨어져 나와 계곡으로 쏟아져 내려가면서 일어났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일부 분석은 빙하와 암반이 함께 붕괴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지난 26일 대홍수 당시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이 지역에서 규모 4.4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기록했으나, 이후 산사태가 지진 신호를 발생시킨 것으로 판단했다. USGS는 빙하 붕괴로 인한 산사태가 규모 5.2에 달했다고 기록했다.

산사태는 네팔 북부 랑탕리룽산의 북쪽 사면 해발 약 5180m 지점에서 발생했으며, 거대한 바위와 잔해물이 네팔과 티베트의 접경 보테코시강의 지류 렌데콜라강으로 밀려들어 갔다. 하류 하천의 수위는 30분 만에 7~9m로 상승했다.

이번 빙하 붕괴의 원인으로는 기후변화로 인한 히말라야 고지대의 기온 상승이 거론된다. 수천 년 동안 얼어붙어 있던 영구동토층이 녹아 빙하 아래 암반의 균열이 확대되면 빙하 붕괴와 산사태 위험이 커진다.

인도 부바네스와르 공과대학의 아심 사타르 교수는 기후변화로 인한 기온 상승이 산비탈을 불안정하게 만들었을 수 있다고 뉴욕타임스(NYT)에 전했다.

그는 "빙하가 후퇴하고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이러한 비탈면이 붕괴에 더 취약해지는 것을 보게 된다"며 "기후변화와 이러한 유형의 재난 사이에는 매우 직접적인 연관성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남극관측소(BAS)의 해미시 프리차드 박사는 홍수 이틀 전 히말라야 고지대 지표면 기온이 지난 2년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고온 현상이 크레바스(빙하 균열)를 물로 채우고, 빙하를 고정하던 얼음과 바위 사이의 결합을 약화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킬 대학교의 지형학 선임강사인 리처드 월러 박사는 "눈과 빙하가 지속해서 사라지면 지표면의 반사율이 낮아져 더 많은 태양 에너지를 흡수한다. 지구온난화와 결합해 산악 영구동토층의 융해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산지대에선 얼음으로 채워진 틈이 접착제 역할을 해 깨진 암반을 붙들어 두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며 "영구동토층과 얼음이 녹아내리면 이러한 붕괴 재앙이 발생할 가능성이 생긴다"고 덧붙였다.

빙하가 녹으면서 산맥에 불안정한 빙하호를 형성한 점도 주목받고 있다. 규모가 커진 호수에 산사태가 발생하면, 호수를 가두고 있던 둑이 무너져 빙하호 붕괴 홍수(GLOF)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히말라야 지역은 지구 평균보다 2배 빠른 속도로 온난화되고 있으며, 산맥 곳곳에는 수천 개의 빙하호가 산재해 있다. 유엔은 21세기 말까지 히말라야에서 빙하호 관련 홍수 위험이 3배로 증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프리차드 박사는 "빙하가 후퇴하면서 앞부분의 빙하호가 확대되면 더 많은 눈사태와 홍수가 불가피하다"며 "계곡에 사는 주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조기 경보 시스템의 도입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지난 2023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발표한 제6차 종합보고서는 "빙하 후퇴와 적설량 감소로 인한 홍수, 산사태, 담수 부족은 전 세계 산악 지대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고 짚었다.

다만 이번 홍수의 정확한 원인 규명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홍수 당시 약 5000만㎥의 물이 계곡으로 쏟아진 것으로 추정되는데, 일반적인 빙하호 붕괴 홍수의 규모를 넘어섰다는 지적이 나온다.

캐나다 캘거리대학의 지질학자 대니얼 슈가는 "영상 속 물의 양은 놀라울 정도로 많으며, 최근 유사한 빙하 재해들보다 규모가 한 자릿수는 더 크다"며 "또 다른 원인이 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NYT에 말했다.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CNRS) 소속 빙하학자 아드리안 질베르는 르몽드에 "중요한 질문 중 하나는 이 엄청난 양의 물이 어디에서 왔는지 이해하는 것"이라며 "산사태가 저수지를 만들었다가 한꺼번에 방출됐을 수도 있지만, 현 단계에서는 여전히 설명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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