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포 50개 못 채운 제주 시장… '골목형상점가'로 지원 끊김 막았다
일우연동시장 점포 줄어 전통시장 요건 미달
골목형상점가 전환해 온누리상품권 재개
정부·제주도 상권지원 공모 참여 가능
제주시 골목형상점가 20곳으로 늘어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점포 감소로 전통시장 법정 기준을 유지하기 어려워진 제주 도심 상권이 '골목형상점가'로 제도를 바꿔 정책지원의 끈을 이어가게 됐다. 전통시장으로 인정받으려면 점포 50개 이상이 필요하지만 골목형상점가는 지역 여건을 반영한 별도 기준을 적용할 수 있어 쇠퇴하는 기존 시장의 새로운 제도적 출구로 활용되고 있다.
29일 제주시에 따르면 제주시 연동 290-51번지와 291-101번지 일원의 일우연동시장이 최근 골목형상점가로 신규 지정되고 상인회 등록도 마쳤다. 이번 지정으로 제주시 골목형상점가는 모두 20곳으로 늘었다.
일우연동시장은 기존 시장으로 운영돼 왔지만 점포가 지속적으로 줄면서 전통시장 지정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게 됐다.
현행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 시행령'은 전통시장으로 인정받으려면 도매·소매업 또는 용역업 점포가 50개 이상이어야 한다고 규정한다. 점포가 사용하는 토지나 건축물 면적 등 다른 요건도 갖춰야 한다.
상권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점포 수가 50개 아래로 떨어지면 기존 전통시장 제도에 계속 머물기 어려운 구조다.
여기서 대안이 된 제도가 골목형상점가다. 골목형상점가는 소규모 점포가 밀집한 상권을 전통시장법상 지원 대상으로 편입하기 위해 도입됐다. 제주도 조례는 2000㎡ 이내를 기준으로 상업지역은 소상공인 점포 25개 이상, 상업 외 지역은 20개 이상이 모여 있고 상인조직을 갖추는 등의 요건을 두고 있다.
전통시장보다 점포 밀집 기준을 낮추면서도 실제 영업이 이어지고 상인 공동체가 유지되는 상권에는 정책지원 통로를 열어둔 셈이다.
일우연동시장도 이번 지정으로 지원사업에 다시 접근할 수 있게 됐다. 상인회는 온누리상품권 가맹점 등록을 다시 추진할 수 있다. 중앙부처와 제주도, 제주시가 시행하는 각종 상권 활성화 사업에도 공모할 수 있는 기반을 갖췄다.
온누리상품권은 전통시장이나 상점가 등 지정된 상권의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상품권이다. 소비자에게는 사용처 확대 효과가 있고 상인 입장에서는 상품권을 통한 소비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
공동마케팅과 상권 홍보처럼 개별 점포가 추진하기 어려운 사업도 상인회를 중심으로 추진할 수 있다.
이번 사례가 주목되는 이유는 점포 감소를 곧바로 정책지원 중단으로 연결하지 않고 변화한 상권 규모에 맞춰 제도적 지위를 바꿨다는 데 있다. 전통시장 기준을 더 이상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실제 상권과 상인조직이 유지되고 별도의 골목형상점가 기준을 갖추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사업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골목형상점가 지정 자체가 상권 회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향후 온누리상품권 가맹점이 얼마나 늘어나는지, 정부와 제주도의 공모사업을 어느 정도 확보하는지, 공동마케팅 등이 실제 방문객과 매출 증가로 이어지는지가 제도 전환의 성과를 가르는 기준이 될 전망이다.
진성필 제주시 경제소상공인과장은 "기존 시장 상권이 현재 여건에 맞는 제도 안에서 새로운 활성화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온누리상품권 가맹 확대와 상권 특성에 맞는 지원사업을 발굴해 지역 상권의 자생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