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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만 해서는 미래 없다..'연구하는 병원'에 K바이오 승부수[K바이오 신약 개발 선봉장 '연구중심병원' (下)]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병원은 신약을 계속 만들 플랫폼 역할"
연구중심병원, 바이오헬스의 산업 거점
장기적 예산 지원과 정부의 관심이 절실

김철호 연구중심병원협의회장이 00일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연구중심병원의 향후 역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강중모 기자
김철호 연구중심병원협의회장이 00일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연구중심병원의 향후 역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연구중심병원이 지난 10여년간 병원의 역할을 진료 중심에서 연구개발(R&D)과 산업화까지 확장하는 기반을 마련했다. 지난 2013년 10개 병원 지정으로 시작한 연구중심병원은 최근 인증제로 전환하면서 21개 병원으로 확대됐다. 이제 남은 과제는 제도의 외형적 확대를 넘어 안정적인 R&D 지원을 통해 병원을 국가 바이오헬스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하는 것이다.

박정선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연구중심병원지원단 단장은 "연구중심병원은 장기적인 R&D 지원과 제도가 결합된 사업인 만큼 앞으로 10년을 내다본 안정적인 지원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철호 연구중심병원협의회장(아주대학교의료원 연구원장)은 "연구중심병원은 신약 하나를 개발하는 단발성 사업이 아니라, 신약과 첨단 의료기술을 지속적으로 창출하는 국가적 플랫폼"이라며 "따라서 단기 성과 중심의 지원이 아니라 최소 10년을 내다보는 안정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현장의 목소리를 전했다.

10년 내다보는 안정적 지원 체계의 필요성
3일 박 단장은 연구중심병원의 특징을 '컨테이너와 콘텐츠'에 비유했다. 시설·인력·장비·네트워크 등 연구 기반을 만들고 그 안에서 연구비를 투입해 성과를 만들어내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박 단장은 "연구중심병원은 정책과 제도, 연구비 지원이 결합된 사업이다. 시설·인력·장비·네트워크라는 '컨테이너'와 그 안에서 성과를 만들어내는 '콘텐츠'가 결합된 사업"이라고 말했다.

특히 연구중심병원은 단기간에 성과를 내는 일반 R&D와 달리 장기간 연구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 박 단장은 보건의료 R&D 가운데서도 연구중심병원 사업이 장기 사업에 속한다며 한 대형 사업에 8년 이상을 지원하는 구조를 강조했다.

제도가 확대된 만큼 안정적인 예산 지원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10개 병원을 대상으로 한 기존 육성사업뿐 아니라 새롭게 인증받은 병원들도 연구를 이어갈 수 있도록 후속 R&D 지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박 단장은 복지부와 진흥원, 연구중심병원협의회 등이 지난 10년을 돌아보고 앞으로 10년의 육성 방향을 정립하고 있다고 밝혔다.

'산업을 만드는 병원'으로 대전환..K바이오 새 승부처
김 회장은 연구중심병원의 가치를 보다 산업적인 관점에서 설명했다. 핵심은 개별 연구 성과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성과를 만들어낼 플랫폼이라는 것이다.

그는 "연구중심병원은 신약 하나를 만드는 사업이 아니고, 신약을 만들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 사업"이라며 "하나의 성과가 아니라 10개 100개의 성과가 나올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병원이 모든 연구시설과 기능을 직접 갖출 필요는 없지만 기초연구부터 비임상·CMC·임상·사업화까지 각 주체를 연결하는 '오거나이저'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연구자가 아이디어를 제시하면 사업화까지 전주기를 연결하는 '활주로'에 비유했다.

진료만 해서는 미래 없다..'연구하는 병원'에 K바이오 승부수[K바이오 신약 개발 선봉장 '연구중심병원' (下)]

이런 플랫폼은 대한민국이 바이오헬스 산업에서 추격자가 아닌 혁신자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이 될 수 있다. 국내에는 세계적 수준의 병원과 의료진, 풍부한 임상 경험과 데이터, 우수한 연구인력이 이미 존재한다. 연구중심병원은 이 같은 내재역량을 기업과 연결해 신약과 첨단 의료기술로 전환하는 접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이 김 회장의 설명이다.

김 회장은 특히 정부 지원금을 단순한 연구비가 아닌 '마중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구중심병원에 들어가는 연구비는 단순한 연구비가 아니라 마중물 성격이다"라며 "병원이 매칭하고 기업의 돈까지 끌어오면서 실제 연구 규모를 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중심병원의 성과는 논문이나 특허 하나에 그치지 않는다. 연구 거버넌스를 만들고 연구자를 모으고 임상과 연구를 연결한 뒤 기술이전과 창업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축적된다. 김 회장이 연구중심병원의 거버넌스 구축을 "간척지에 땅바닥을 다지는 것"에 비유한 이유다.

결국 연구중심병원의 다음 10년은 인증 병원의 숫자를 늘리는 데서 끝낼 것이 아니라 이미 구축된 병원의 연구 인프라와 의료진이라는 내재역량에 장기적인 R&D 예산을 연결해 산업적 성과로 전환하는 것이 핵심이다.

김 회장은 "진료만 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진료를 넘어 의료·바이오헬스의 병원 중심 R&D가 산업이 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중심병원에 대한 투자는 병원 몇 곳을 지원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환자를 가장 가까이에서 만나는 병원을 신약과 첨단 의료기술을 만들어내는 국가 R&D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투자다.

인증제라는 제도적 틀을 완성한 지금이야말로 정부가 장기적인 예산과 정책적 관심을 통해 연구중심병원의 잠재력을 산업적 성과로 연결해야 할 시점이라는 것이다. [email protected]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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