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되살아나는 반도체 분업 생태계
팹리스·파운드리·패키징·테스트 등 분업 체계
제주반도체 등 팹리스 '어닝서프라이즈' 지속
이어 파운드리·패키징 업체 역시 호실적
역대급 실적 이어가는 삼전닉스뿐 아니라
반도체 분업 생태계까지 살아나는 분위기
[파이낸셜뉴스] 인공지능(AI)이 촉발한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국내 시스템반도체 산업의 체질 변화로 이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팹리스(설계) 기업들의 실적 개선을 시작으로 파운드리(위탁생산), 패키징·테스트 등 후공정 업체까지 성장세가 확산하면서 그동안 메모리반도체에 비해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국내 시스템반도체 생태계가 살아나는 모습이다.
2일 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WSTS)에 따르면 세계 반도체 시장은 지난해 7960억달러에서 올해 1조5000억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WSTS가 지난 6월 제시한 공식 전망치는 1조5110억달러로 전년 대비 90% 증가한 규모다. 이후 2·4분기 실제 실적까지 반영한 단순 계산에서는 올해 시장 규모가 1조6550억달러까지 확대될 가능성도 제시됐다. AI 데이터센터 투자와 고대역폭메모리(HBM), AI 가속기 수요 급증이 시장 확대를 주도하고 있다.
이 같은 초호황은 국내에서도 팹리스와 파운드리, 패키징, 테스트하우스로 이어지는 반도체 분업 생태계를 자극하고 있다. 관련 업체들이 올해 들어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가면서 메모리 대기업에 편중됐던 국내 반도체 성장축이 시스템반도체 영역으로 넓어질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팹리스는 반도체 설계와 개발에 집중하고 생산은 외부 파운드리에 맡기는 사업 구조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처럼 개발부터 생산·조립·검사까지 자체적으로 수행하는 종합반도체기업(IDM)과 비교하면 설비투자 부담이 작고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데이터센터와 모바일, 휴머노이드 로봇, 드론 등 새로운 반도체 수요가 빠르게 등장하는 AI 시대에 팹리스의 강점이 더욱 부각되는 이유다.
팹리스 시장이 성장하면 파운드리와 후공정 업체 역시 함께 커지는 구조다. 대표적인 사례가 엔비디아다. 세계 AI 가속기 시장을 장악한 미국 팹리스 엔비디아가 새로운 제품을 설계하면 대만 TSMC가 생산을 맡고, ASE와 앰코테크놀로지 등이 패키징과 테스트를 담당하는 식이다. AI 반도체 시장 확대가 특정 기업에 그치지 않고 설계부터 생산, 후공정까지 산업 생태계 전체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주목할 점은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계기로 국내에서도 이 같은 분업 생태계가 동시에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팹리스 제주반도체는 올해 2·4분기 매출 2899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46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219억원으로 2745% 급증했다. 파운드리 업체 DB하이텍 역시 같은 기간 매출이 23% 늘어난 4145억원, 영업이익은 43% 증가한 1052억원을 기록했다.
[email protected] 강경래 임수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