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강기 흠집 내면 2100만원"…택배기사 저격한 아파트 공고문 [어떻게 생각하세요]
[파이낸셜뉴스] 한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입대의)가 택배기사들을 상대로 승강기 훼손 시 2100만원을 부과하겠다는 내용의 공고문을 부착해 논란이 되고 있다.
3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한 아파트에 붙은 '택배 업무자 승강기 이용 시 주의 사항'이라는 공고문이 논란이 됐다.
해당 공고문에는 최근 승강기를 교체했다는 내용과 함께 서울 시내에서 아파트로서는 유일하게 티타늄에 골드 색상을 증착한 최고급 재질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승강기 내부 재료와 설치비가 2100만원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구르마 사용과 기타 어떤 행위로든 기스(흠집) 혹은 고장을 내면 수리 및 손해배상 청구 예정이며, 2100만원의 범칙금을 부과하겠다"고 택배기사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또 택배 물품 무게에도 제한을 뒀다. 해당 아파트 측은 승강기 안정화를 위해 오는 12월 31일까지 30kg 이상 물품은 나누어 싣거나 사다리차를 이용하라고 요구했으며, 위반 시 100만원을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배송 작업 시 승강기 문틈에 매직펜이나 철 조각, 장갑 등을 끼우거나 발로 문을 막아 정지시킬 경우 각각 100만원을 부과한다고 했다.
입대의와 택배기사 간의 갈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일부 아파트에서도 지하로 출입하기 어려운 택배 차량의 지상 진입을 막고 수레 등으로 물품을 배송하라고 요구하거나 택배기사들에게 아파트 지하주차장을 사용하려면 매년 돈을 내라고 요구하는 등의 갈등을 빚은 바 있다.
입대의는 입주자를 대표해 아파트 관리에 관한 주요 사항을 결정하는 자치의결기구로, 법에 따라 공동주택의 도로·주차장·승강기 등의 유지 및 운영 기준과 공용 시설물 이용료 부과 기준 등을 의결할 권한이 있다.
하지만 이번 공고문에 담긴 '2100만원 범칙금'처럼 입대의가 자체적으로 정한 범칙금이나 벌금을 강제로 부과할 법적 권한은 없다. 범칙금은 법률에 근거해 행정기관이, 벌금은 법원이 형사재판을 거쳐 부과하는 것으로, 사적 자치기구인 입대의가 자체적으로 부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email protected] 김수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