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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전쟁 80년 흔적… 제주 사라봉 일제동굴진지 10년 만에 안전진단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1945년 일본군 북부해안 방어 위해 구축
2006년 국가등록문화유산… 동굴 7기
2015~2016년 측량·안전진단 뒤 재점검
2019년 입구 붕괴 방지시설도 설치

제주시 사라봉 일대. 일본군이 1945년 무렵 제주 북부 해안으로 상륙하는 연합군을 저지하고 비행장을 방어하기 위해 구축한 군사시설로, 2006년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됐다. 제주도는 7919만4000원을 투입해 이 유산에 대한 정밀안전진단을 추진한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제주시 사라봉 일대. 일본군이 1945년 무렵 제주 북부 해안으로 상륙하는 연합군을 저지하고 비행장을 방어하기 위해 구축한 군사시설로, 2006년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됐다. 제주도는 7919만4000원을 투입해 이 유산에 대한 정밀안전진단을 추진한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태평양전쟁 말기 일본군이 제주를 군사기지화하면서 구축한 '제주 사라봉 일제 동굴진지'가 약 10년 만에 다시 정밀안전진단을 받는다. 1945년 무렵 만들어진 지 80년이 넘은 전쟁유산으로, 2015~2016년 측량·안전진단과 2019년 입구 붕괴 방지시설 설치 이후 현재 구조 상태를 다시 확인하는 작업이다.

31일 제주특별자치도와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제주도는 지난 28일 '제주 사라봉 일제동굴진지 정밀안전진단용역'을 발주했다.

사업금액은 7919만4000원이다. 견적서 제출은 지난 29일 시작됐으며 9월3일 오전 10시 마감된다. 이번 용역은 2인 이상이 참여하는 소액수의 견적 방식으로 추진된다.

사라봉 일제 동굴진지는 태평양전쟁 막바지 제주가 일본군의 군사요새로 바뀌었던 역사를 보여주는 현장이다.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일본군은 1945년 무렵 제주 북부 해안으로 상륙하는 연합군을 1차로 저지하고 제주 동비행장과 서비행장을 방어하기 위해 사라봉 일대에 동굴진지를 구축했다. 당시 서비행장은 현재 제주국제공항 일대다.

전쟁 말기 수세에 몰린 일본군이 제주를 저항기지로 활용하기 위해 구축한 군사시설이라는 점에서 일제강점기 말기의 전쟁 동원과 제주 군사기지화 과정을 보여주는 유적으로 평가된다.

사라봉 동굴진지는 2006년 12월4일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됐다. 현행 국가유산포털의 법정 등록정보상 규모는 동굴 7기, 일곽 12만4006㎡다.

등록 이후 보존상태를 확인하기 위한 조사도 이어졌다. 2007~2009년 정밀학술조사가 진행됐고 2015~2016년에는 동굴 측량과 안전진단이 실시됐다.

2016년에는 제주도가 한국국토정보공사와 함께 동굴 내부 기준점 측량과 3차원 레이저 측량을 실시했다. 동굴 내부의 형태와 위치를 정밀한 공간정보로 기록해 향후 보존·정비에 활용하기 위한 작업이었다.

2019년에는 동굴 입구의 붕괴를 막기 위한 시설이 설치됐다. 국가유산청의 정기조사도 같은 해 진행됐다. 따라서 이번 사업은 국가유산청 안전진단 이후 약 10년 만에 이뤄지는 정밀안전진단이라는 의미가 있다.

관심은 10년 전 조사 당시와 비교해 동굴 내부와 입구의 구조 상태가 어떻게 달라졌느냐다.

80년 넘게 자연환경에 노출된 동굴진지는 암반 균열과 풍화, 누수, 낙석 등 다양한 변화를 지속적으로 살펴야 하는 시설이다. 과거 측량·안전진단 자료와 최신 조사 결과를 연결해 구조 변화와 취약구간을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보존·정비 기준을 다시 마련할 수 있는지가 후속 과제가 될 전망이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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