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53억 제주 관광콘도 '제로에너지'로… 민간 관광개발 첫 적용
묘산봉 관광단지 44동·88실 조성
히트펌프·태양광 적용… 12월 착공
공공 중심 친환경건축 민간으로 확산
용적률·취득세 등 인증 인센티브도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에서 대규모 민간 관광개발사업에 제로에너지건축 방식이 처음 적용된다. 공공건축물 중심이던 제주 친환경건축 정책이 관광·숙박시설 등 민간 대형건축물로 확산할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31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아난티가 제주시 구좌읍 묘산봉 관광단지에 추진하는 휴양콘도미니엄 44동이 지난 6일 제로에너지건축물 예비인증을 받았다.
사업은 오는 12월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총사업비는 약 2253억원이다.
사업부지는 13만2981㎡, 연면적은 2만4827㎡다. 지하 1층·지상 2층 규모의 휴양콘도미니엄 44동 88실과 관리동 1동이 들어설 예정이다.
제로에너지건축물은 말 그대로 외부 에너지를 전혀 쓰지 않는 건물을 뜻하지 않는다.
단열 성능을 높이고 고효율 냉난방·조명 설비 등을 적용해 우선 에너지 소비량을 줄인 뒤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로 필요한 에너지 일부를 자체 생산하는 건축물이다. 에너지 소비를 얼마나 줄이고 자체 생산으로 충당하는지 등을 종합해 인증등급이 결정된다.
묘산봉 사업에는 냉난방 과정에서 고효율 히트펌프가 활용된다. 히트펌프는 연료를 직접 태워 열을 만드는 대신 전기를 이용해 외부의 열을 건물 안팎으로 이동시키는 방식이다. 일반적인 화석연료 기반 난방보다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건물 운용 과정의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다.
여기에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적용해 건물에서 사용하는 에너지 일부를 현장에서 생산한다.
이번 사업의 의미는 적용 대상에 있다. 제주에서는 제로에너지건축이 학교와 공공청사, 공공주택 등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확대돼 왔다. 제주도가 집계한 지난 7월 말 도내 인증 건축물 79건 가운데 공공건축물이 77건이고 민간은 2건에 그쳤다.
등급별로는 5등급 22건, 4등급 28건, 3등급 12건, 2등급 7건, 1등급 8건, +등급 2건이다.
대규모 민간 관광개발사업장에 제로에너지건축 방식을 적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묘산봉 관광단지는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 일대에서 추진 중인 대규모 관광개발사업이다. 기존 골프장과 관광시설에 숙박·휴양시설 등을 추가하는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관광시설은 냉난방과 급탕, 조명 등에서 상당한 에너지를 사용하는 만큼 숙박시설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것은 건물 부문의 탄소배출을 줄이는 데도 의미가 있다.
특히 제주가 재생에너지 확대와 탄소중립 정책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새로 들어서는 대규모 관광시설의 에너지 사용방식을 설계단계부터 바꾸는 시도라는 점도 주목된다.
민간사업자가 제로에너지건축 인증을 선택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도 주어진다. 관련 기준을 충족하면 인증등급에 따라 용적률과 건축물 높이 등 건축기준을 완화받을 수 있고 취득세 감면도 적용받을 수 있다.
제주도는 이번 사례를 공동주택과 관광·숙박시설 등 새로 짓는 대형 민간건축물로 확산한다는 구상이다.
제로에너지건축은 설계단계의 예비인증 이후 건물이 완공되면 실제 시공내용과 에너지 성능 등을 확인하는 본인증 절차를 다시 거친다. 따라서 묘산봉 사업도 준공 이후 계획한 에너지 절감과 신재생에너지 생산 성능을 실제로 구현했는지가 최종 평가대상이 된다.
현주현 제주도 도시건설국장은 "건축 부문의 탄소 감축에는 민간 참여가 중요하다"며 "대형 민간건축물의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