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개발공사·한국ESG데이터, 인권경영 '실사'로… 제주서 100명 실무포럼
공공·민간 실무자 100여명 제주 집결
침해위험 사전 식별·구제절차 집중
국가 인권정책·실무 방법론 함께 점검
4·3 현장서 화해·상생 가치도 조명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공공기관·기업의 인권경영이 선언·교육 중심에서 인권위험을 사전에 찾아 예방·구제하는 '인권실사'로 옮겨가고 있다. 제주에 모인 전국 공공·민간 실무자 100여명은 위험 식별과 구제절차의 실제 작동 방안을 집중 점검했다.
31일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에 따르면 공사는 한국ESG데이터와 공동으로 지난 27~28일 제주에서 '제2회 인권경영실천포럼'을 개최했다.
'인권경영의 고도화, 인권실사 방법론의 이해'를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에는 국내 공공기관과 민간기관의 인권경영 실무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인권실사는 기업이나 공공기관이 직원뿐 아니라 협력업체와 고객, 지역주민 등 사업과 연결된 이해관계자에게 발생할 수 있는 인권침해 위험을 사전에 찾아내 예방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피해를 줄이고 구제하는 일련의 과정이다.
인권선언을 만들거나 교육을 실시하는 것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가 실제 사업과 의사결정 과정에서 어떤 인권위험이 발생할 수 있는지를 지속적으로 확인한다는 데 차이가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도 올해 주요 과제로 기업의 인권경영 체계 고도화를 제시하고 있다. 유럽을 중심으로 기업 공급망까지 인권위험을 점검하는 제도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의 인권경영을 조직 내부 문화나 사회공헌 수준에서 실제 의사결정과 사업 활동에 적용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포럼 첫날인 27일 제주 아스타호텔에서는 인권경영의 발전 방향과 실제 적용 방법을 다루는 전문가 강연이 이어졌다.
주제는 인권경영 고도화 방향과 실제로 작동하는 구제절차의 조건, 국가 인권경영 정책 현황과 향후 과제 등으로 구성됐다.
특히 참석자들은 인권침해가 발생했을 때 신고창구를 두는 데 그치지 않고 피해자 조사와 피해회복이 제대로 이뤄지는지,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조직 운영을 바꿀 수 있는지를 논의했다.
인권실사 방법론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조직의 사업과 공급망에서 인권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지점을 찾아 위험도를 평가하고 예방조치를 마련한 뒤 결과를 다시 점검하는 체계를 어떻게 구축할지가 핵심이다.
제주개발공사가 이번 포럼을 공동 개최한 배경도 이런 변화와 맞닿아 있다. 공사는 제주삼다수 생산·유통과 공공주택, 개발사업 등 여러 사업을 수행하는 지방공기업인 만큼 직원뿐 아니라 협력업체와 고객, 지역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연결돼 있다.
공사는 올해 경영관리 방향에도 '누구나 존중받는 조직'을 주요 과제로 두고 인권과 근로환경, 이해관계자 보호 등을 ESG 경영체계와 연계하고 있다.
둘째 날인 28일에는 참가자들이 제주4·3평화기념관을 찾았다. 전문 해설을 통해 제주4·3 당시의 국가폭력과 민간인 피해, 이후 진상규명과 명예회복 과정을 살펴보고 화해와 상생이라는 제주4·3의 역사적 경험을 오늘날 조직의 인권경영과 연결해 생각하는 일정으로 진행됐다.
기업 인권실사를 기술적 평가절차에 한정하지 않고 인권침해가 발생했을 때 피해자의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회복과 재발방지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의미를 현장에서 되짚은 셈이다.
강성훈 제주개발공사 사장직무대행은 "인권경영을 실제 업무에서 작동시키는 방법을 공유한 자리"라며 "제주4·3의 화해와 상생 정신을 바탕으로 이해관계자의 인권을 존중하는 경영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