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검역, '위험도 중심'으로 바뀐다...저위험 선박 승선검역 제외
질병관리청, 검역법 시행규칙 개정
내달부터 연 1만여척 서류검사로 입항
[파이낸셜뉴스] 선박 검역이 감염병 위험도에 따라 차등화된다. 검역관리지역에서 단순히 선원을 교대했다는 이유만으로 승선검역을 받던 저위험 선박은 서류심사로 검역 절차를 진행할 수 있게 된다.
질병관리청은 선박 검역을 감염병 위험도 중심으로 개편하고 선박 위생관리체계를 국제 기준에 맞추는 내용의 '검역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31일 공포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에 따라 오는 10월 1일부터 검역관리지역에서 선원 교대가 있었던 선박은 승선검역 대상에서 제외된다. 대신 검역감염병 환자나 사망자가 발생했거나 감염병 매개체가 서식하는 경우, 선박위생증명서가 없거나 유효기간이 지난 경우 등 감염병 전파 위험이 높은 선박을 중심으로 승선검역을 실시한다.
기존에는 검역관리지역에서 선원 교대가 이뤄진 선박에 일괄적으로 승선검역을 실시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최근 1년간 해상 승선검역의 절반 이상이 선원 교대에 따른 검역이었지만 의사환자가 확인된 사례는 없었다.
이번 조치로 연평균 약 1만척의 저위험 선박이 전자 서류심사를 거쳐 입항할 수 있을 것으로 질병관리청은 보고 있다. 선박의 검역 대기시간과 하역 지연을 줄이는 동시에 검역관이 높은 파도와 강풍 속에서 줄사다리를 이용해 선박에 승선해야 하는 위험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승선검역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서류 확인이나 보건상태 점검이 필요한 경우 현장 조사를 실시할 수 있다. 올해 말부터는 일부 선박을 무작위로 선정해 승선검역하는 표본조사도 도입한다.
선박위생증명서 발급 수수료도 10월 1일부터 인상된다. 기존 2만~10만원에서 6만~30만원으로 조정된다. 선박 총톤수에 따른 부과 기준도 기존 5단계에서 6단계로 세분화된다.
질병관리청은 그동안 수수료가 주요국보다 낮아 발급 신청이 특정 항구에 집중되는 현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개정 이후에도 일본 등 주요국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해 업계 부담을 고려했다는 입장이다.
오는 12월 1일부터는 음용수 분석 보고서 등 선박 위생과 관련된 사전 심사 서류의 기준도 질병관리청장이 정하도록 해 위생검사 절차를 표준화한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이번 개정은 선박 검역체계를 위험도 중심과 국제 표준에 맞게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표본조사 등을 통해 국경 검역의 안전성과 선박 입항의 신속성을 함께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상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