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로] 도수치료 청구는 줄었는데…
도수치료 청구는 줄었다. 그런데 다른 비급여 청구는 오히려 늘었다. 지난 7월 1일 도수치료 관리급여와 체외충격파 치료 자율시정 조치가 시행된 이후 의료 현장에 어떤 변화가 나타나고 있을까.
제도 시행 직후 7개 손해보험사의 실손보험 청구를 보면 체외충격파 치료 건수는 전월보다 51.2% 감소했다. 반면 신장분사치료는 청구건수가 76.4%, 청구금액이 213.8% 증가했다. 아직 제도 시행 초기인 만큼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하지만, 관리 대상에서 빠진 다른 비급여로 수요가 이동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신장분사치료는 아픈 근육에 차가운 스프레이를 뿌린 뒤 근육을 늘려주는 치료다. 근막통증이나 염좌, 타박상 등에 쓰이며,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한랭치료와 비슷하게 냉각을 이용하지만 별도의 비급여로 분류돼 있다.
정부가 도수치료를 관리급여로 전환한 것은 과잉 우려가 큰 비급여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다. 기존 비급여와 달리 건강보험체계 안에서 가격과 진료기준 등을 관리하고, 체외충격파 치료에도 횟수와 적응증을 제한하는 자율시정 조치를 시행했다.
취지는 분명하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하나의 비급여를 관리했을 때 이용 건수와 비용이 다른 비급여로 옮겨간다면 제도의 효과는 반감될 수 있다. 실제 필요한 치료까지 문제 삼을 수는 없지만, 기존 치료의 비용 감소분을 다른 비급여의 가격 인상으로 메우거나 실제 시행한 치료와 다른 항목으로 청구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결국 가장 걱정되는 것은 소비자다. 환자는 병원에서 권하는 치료가 기존 치료의 대체재인지, 꼭 필요한지, 더 저렴한 급여 치료가 있는지를 판단하기 어렵다. 비급여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신장분사치료만 해도 2000원에서 50만원까지 차이가 나고, 급여인 한랭치료와 무엇이 다른지도 쉽게 알기 어렵다.
비급여 관리는 특정 항목의 청구를 줄이는 데서 끝나서는 안 된다. 관리 대상 항목의 이용이 얼마나 감소했는지만 볼 것이 아니라, 수요와 비용이 어디로 이동했는지도 함께 살펴야 한다. 가격과 청구량이 급증한 비급여를 상시 모니터링하고, 유사 치료의 차이와 가격 정보를 소비자가 쉽게 비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비급여 항목이 다양해질수록 소비자가 치료의 필요성과 적정성을 스스로 판단하기는 더욱 어려워진다. 환자가 모르는 사이 더 비싼 치료를 선택하게 되는 구조를 막는 것, 그것이 소비자 보호의 출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