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CEO 15년 만에 물러나는 팀 쿡...'시총 4.5조'에도 중국 의존·AI 낙오 그림자
[파이낸셜뉴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1일(현지시간) 존 터너스에게 지휘봉을 넘기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2011년 취임해 15년 동안 애플을 이끌며 세계 최대 기업 가운데 하나로 끌어올린 뒤 현역에서 은퇴해 회장이 된다.
전설적인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뒤를 이어 애플을 맡은 쿡은 공급망을 정교하게 다듬는 등 회사를 반석 위에 올려놨지만 중국 의존도 심화라는 숙제도 남겼다.
딥워터 자산운용 진 먼스터 상무는 지난달 31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쿡이 잡스 사망 뒤 얼마 지나지 않아 CEO가 됐을 때만 해도 그는 "도저히 채울 길이 없는 신발에 들어앉은 꼴이었지만 결국 채우고도 남는 인물이 됐다"고 말했다.
쿡이 잡스 뒤를 이은 뒤 애플 주가는 2000% 넘게 폭등했고, 자사주 매입과 배당을 통해 주주들에게 1조달러 넘게 보상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비중은 3%에서 7%로 2배 넘게 커졌다. 애플 비중이 커지던 시기 뉴욕 증시 무게 중심도 소규모 빅테크 중심으로 이동했다
애플 시총은 지난달 31일 현재 4조5700억달러(약 6254조원)를 기록했다. 직접 고용 인원은 약 6만명이던 것이 지금은 16만6000명으로 늘었고, 전 세계 27개 국가와 지역에 535개 매장을 거느리고 있다.
애플은 그러나 지난해 4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글로벌 관세를 발표하자 단 사흘 동안 시총 6380억달러(약 873조원)를 날렸다. 미 기업 사상 유례가 없는 감소 폭이었다.
이후 시총을 회복하기는 했지만 쿡이 애플 공급망을 다듬으면서 얼마나 중국 의존도가 심해졌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먼스터는 애플이 중국에 거대한 공급망을 갖춰 둔 것에 대해 "쿡은 한 회사의 CEO라기보다 한 나라의 CEO 역할을 해왔다"고 지적했다.
지난 2024년 공급자 명단 발표를 중단하기 전까지 공개된 바에 따르면 공급업체 90%가 중국이나 대만에 있거나 이들과 연계된 업체였다.
쿡은 아울러 중국의 정치적 압박에 굴복해왔다는 오점도 남겼다. 중국 앱스토어에서 국제 뉴스 애플리케이션을 삭제했다.
IDC에 따르면 쿡이 지휘봉을 잡은 뒤 지금까지 애플이 출하한 아이폰 대수는 31억대에 이른다. 일렬로 세우면 지구에서 달까지 갈 수 있다.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는 있지만 아이폰은 여전히 애플 전체 매출의 약 절반을 차지한다.
2011년 이후 여전히 애플 핵심 제품 라인업은 아이폰을 필두로 맥 컴퓨터, 태블릿 PC 아이패드이지만 5개 제품군이 보충됐다.
MP3 플레이어 아이포드는 사라졌지만 쿡은 애플 워치와 무선 이어폰 에어팟을 추가해 인기몰이에 나섰다. 스마트 스피커 홈포드,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프로는 틈새시장을 노린다. 애플카 프로젝트는 2024년 취소됐다.
쿡은 무엇보다 자체 칩 설계라는 업적을 남겼다. 인텔 등 제3자가 공급하는 칩 대신 자체 칩을 설계해 마진을 높였다. 마진율은 2011년 약 40%에서 지금은 50%에 육박한다.
쿡은 서비스를 애플 주요 사업 분야 가운데 하나로 추가했다.
애플 하드웨어 이용자들을 발판으로 애플페이, 아이클라우드, 앱스토어, 애플뮤직 등 서비스 부문을 성장시켰다. 현재 이 서비스 이용자 수는 15억명에 이른다.
그러나 서비스 부문 성공으로 안전한 길만 택하면서 인공지능(AI) 경쟁에서는 뒤처졌다. 2024년 애플은 애플 인텔리전스를 출시하며 헛발질을 했다. 이후 막대한 투자를 수반한 빅테크의 AI 모델 개발과 데이터센터 건설 경쟁에서 낙오했다. 애플은 AI 개발 공백을 오픈AI, 또 최근에는 구글에 의존하고 있다.
한편 쿡은 지난 15년 동안 급여와 스톡옵션, 현금 보너스 등으로 모두 8억8000만달러(약 1조2000억원)를 받았다. 애플 주식은 단 0.02%만 보유하고 있다.
포브스에 따르면 그의 순 자산 가치는 약 30억달러(약 4조원)에 이른다.
[email protected] 송경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