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례 유찰 끝에 8800만원... 방화동 빌라의 씁쓸한 결말
1~8월 비아파트 경매 2만건
오피스텔은 지난해 比 두 배 급증
매각률·매각가율 동반 하락
비아파트 공급 확대, 시장 안정화 미지수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비(非)아파트 공급' 활성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주택 수요가 높은 서울에서는 빌라와 오피스텔이 대거 경매로 내몰리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공급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과는 별개로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비아파트 경매 2만건 넘어
2일 지지옥션 자료에 따르면 서울 내 빌라(연립·다세대주택)와 오피스텔을 더한 비아파트 경매 진행건수는 지난해 1∼8월 총 1만2152건에서 올해 1∼8월 2만385건으로 67.8% 급증했다. 유형별로는 빌라가 9124건에서 1만4494건으로 58.8% 늘었고, 오피스텔은 3028건에서 5891건으로 94.5% 급증해 두 배 가까운 증가세를 기록했다.
경매 진행건수는 경매 물량을 의미한다. 전세사기 여파와 아파트 수요 쏠림 현상, 보증금 반환 소송 및 고금리 대출 연체 등이 겹치며 수많은 비아파트가 경매에 부쳐지고 있는 것이다.
경매 매물의 증가는 매매 시장에서 수요가 떨어져 자산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시장의 매수세가 강할 때는 비교적 높은 가격에 매도가 가능해 경매행(行)을 면하거나 경매 취하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감정가 대비 낙찰가를 나타내는 매각가율도 1년 사이 80%선이 무너지며 침체 양상을 띠고 있다. 빌라는 83.7%에서 76.7%로 7.0%p 떨어졌고, 오피스텔은 84.5%에서 72.3%로 12.2%p 급락했다.
실제로 강서구 방화동의 한 다세대주택은 감정가가 2억200만원이지만, 이날 약 8800만원에 낙찰됐다. 4차례 유찰 후 5회차 만에 낙찰된 것으로, 매각가율은 43.5%에 그쳤다. 영등포구 영등포동의 한 오피스텔도 이날 약 1억6169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지만 매각가율은 62.4%다.
■빌라 3건 중 2건은 유찰
올해 1∼8월 매각률도 △빌라 24.6% △오피스텔 21.6%로 지난해(27.8%, 25.3%)보다 저조하다. 각각 3건 중 2건, 5건 중 4건이 유찰되는 등 외면받는 모습이다. 한 전문가는 "빌라는 재개발 가능성이 있는 물건 외에는 경매에서도 주목도가 높지 않다"며 "오피스텔은 리모델링이나 재건축이 쉽지 않고 주택수 포함 여부가 늘 변수가 되기에 짐이 된다는 인식이 강하다"고 전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5월 22일 '비아파트 공급 보완 방안'과 지난달 '8·13 주택 신속 공급방안' 등을 통해 2030년까지 수도권에 비아파트 13만가구 착공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가구·다세대주택의 건축면적 상한을 660㎡에서 1000㎡ 미만으로 확대하고 다가구주택 허용 층수를 3개 층 이하에서 4개 층 이하로 상향하는 것이 골자다. 건설 자금 지원 및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도 확대했다.
하지만 주택 수요가 아파트에 집중돼 있는 만큼 시장 안정화에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도권에서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것은 아파트이지 비아파트가 아니다"라며 "비아파트는 되팔기가 어려워 애물단지 취급을 받기도 하는데, 아파트와의 양극화만 심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email protected] 전민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