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무중단 리뉴얼' 추진… 네덜란드 스키폴 모델 입힌다

김동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2028년 착공·2035년 준공 목표
스키폴 '무중단 재개발' 벤치마킹
셧다운 시 여객 처리 급감 불가피
1.8兆 투입해 설비 등 전면 교체
'대체 임시터미널' 선제 확보 총력

9월 1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키폴공항을 찾은 관광객이 여객터미널을 지나고 있다. 사진=공항사진기자단
9월 1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키폴공항을 찾은 관광객이 여객터미널을 지나고 있다. 사진=공항사진기자단

암스테르담(네덜란드)=김동호 기자】리뉴얼 공사가 한창인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 여객터미널은 '공사중'이라는 현황과 어울리지 않게 수많은 인파 속에서도 특유의 정돈되고 차분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었다. 스키폴 공항은 면세점을 중심으로 출국장과 입국장 동선을 영리하게 나누고, 따뜻한 우드톤 인테리어와 예술적 감각의 구조물로 여객들에게 편안함을 선사했다.?공항을 멈추지 않고 정상 운영하면서도 가벽을 통해 공사 구역과 여객 동선을 완벽히 분리해 단계적 확장을 이뤄냈다. 단순한 노후 시설 개보수를 넘어 효율적인 동선 재배치와 여객 친화적 공간이 향후 인천공항 T1 리뉴얼이 벤치마킹해야 할 핵심 방향임을 살며시 엿보이는 대목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개항 25년 차를 맞은 제1여객터미널(T1)의 전면 리뉴얼을 앞두고, '무중단 개조'의 모범 사례인 네덜란드 스키폴공항의 성공 사례를 적극 도입한다. 전 세계적인 항공수요 고성장세에 대비해 글로벌 허브 공항들이 앞다퉈 초대형 인프라 확충에 나서는 가운데, 인천공항 역시 1조8000억원을 투입해 기존 터미널 운영을 멈추지 않고 최첨단 시설로 탈바꿈시키는 초고난도 리뉴얼 작업에 착수한다. 특히 공항 운영의 연속성을 완벽히 유지하며 전면 개조를 이뤄내기 위해, 대체 인프라 선확보와 야간 분할 시공 등을 핵심으로 하는 스키폴공항의 치밀한 단계적 혁신 전략을 적극 벤치마킹한다는 구상이다.

9월 1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스키폴공항 계류장에서 리뉴얼 확장 공사가 한창이다. 사진=공항사진기자단
9월 1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스키폴공항 계류장에서 리뉴얼 확장 공사가 한창이다. 사진=공항사진기자단

인천공항 T1, 스키폴 '단계적 혁신' 벤치마킹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키폴공항에서 9월 1일(현지시간) 만난 팀 로아스 스키폴공항 국제협력부장은 "운영을 유지하면서 터미널을 리모델링하는 것은 수술 중인 환자의 심장을 열어놓고 수술하는 것과 같다"며 "승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선행 탑승동 확보와 야간 작업 중심의 순환적 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제공항협의회(ACI) 분석에 따르면 글로벌 항공 수요는 오는 2043년까지 연평균 3.4%의 고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여객을 수용하지 못하는 공항은 극심한 병목 현상과 서비스 질 저하로 결국 허브 경쟁에서 도태될 위기에 처한 셈이다. 인천공항은 4단계 공항 확장 공사를 성공적으로 완수해 연간 여객 1억600만명을 처리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하드웨어를 선제적으로 확보했다. 하지만 지난 2001년 처음 문을 열어 25년 이상 대한민국 관문 역할을 수행해 온 T1은 시설 노후화와 함께 최신 에너지 효율 기준 및 강화된 안전 법규 등을 모두 담아내기에 한계에 직면한 상태다.

이에 따라 인천공항은 올해로 개항 110주년을 맞은 유럽의 대표 허브 스키폴공항의 혁신 사례에 크게 주목하고 있다. 도심 인근에 위치해 물리적인 외부 부지 확장이 사실상 불가능한 스키폴공항은 오는 2035년 완공을 목표로 총 16조원(약 100억 유로)이라는 천문학적 금액을 투입해 대대적인 종합 개선 사업을 전개 중이다. 연간 약 7000만 명의 여객을 감당해야 하는 스키폴공항은 단일 터미널 구조의 장점을 유지하면서 여객 체감 혼잡도를 낮추기 위해, 기존 1층 출발층에 자리했던 보안 검색대와 출입국 심사대를 새롭게 건축한 중 2층으로 이전했다. 아울러 다가오는 2027년 휴가철 이전에 공항 남쪽 여유 부지에 신규 A-탑승동(A-pier)을 개장해 여객 수요를 새 탑승동으로 먼저 이동시킨 뒤, 기존 터미널 구역들의 리모델링을 순차적으로 이어가는 연쇄적 전환 전략을 택했다.

팀 국제협력부장은 "대체 공간이 없어 당장의 여객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공항 운영을 유지한 채 무중단 리뉴얼을 진행하는 것이 불가피했다"며 "이로 인해 안전 가림막을 설치해 여객 이동 공간이 좁아지고 공사 기간 일시적으로 승객 만족도가 하락하는 복잡한 난제를 겪어야 했다"고 밝혔다. 이어 "공사 기간 중에는 불가피한 불편으로 해당 구역의 여객 만족도가 일시적으로 하락했지만, 공사를 마치고 새롭게 단장한 시설을 개장한 이후에는 승객들의 만족도가 크게 반등하며 높아졌다"고 리뉴얼 성공 사례로 자신했다.

팀 로아스 스키폴공항 국제협력부장이 9월 1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키폴공항에서 기자들에게 리뉴얼 현장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공항사진기자단
팀 로아스 스키폴공항 국제협력부장이 9월 1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키폴공항에서 기자들에게 리뉴얼 현장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공항사진기자단

무중단 공사로 공기 지연 우려… '임시터미널'이 관건
이러한 스키폴공항의 나침반을 바탕으로 인천공항도 총 사업비 1조8000억원 규모의 방대한 T1 종합개선사업에 돌입한다. 현재 약 20% 수준의 실시설계가 속도를 내고 있으며, 오는 2027년 9월 설계를 최종 마친 뒤 2028년 본격적인 착공에 들어가 2035년 준공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터미널 건물의 신경망인 기계·전기·통신·소방 설비 전면 교체를 비롯해, 모든 위탁 수하물이 체크인 즉시 3D 입체 고속 검색을 거치는 최첨단 보안 시스템 도입, 출국 수속 대기 시간을 대폭 단축하는 대규모 통합 출입국장 조성 등이 복합적으로 추진된다.

하지만 비행 중인 여객기의 제트 엔진을 공중에서 통째로 교체하는 것에 비유될 만큼 방대한 무중단 공사에는 현실적인 한계와 적지 않은 우려 사항이 뒤따른다. 스키폴공항의 사례에서 보듯 공항 운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상당 부분의 건설 작업을 제약이 많은 심야 야간에 진행해야 하는데, 이는 고스란히 극심한 노동 비용 상승과 인력 확보의 어려움으로 이어진다. 필연적으로 프로젝트 전체 비용 급증 및 공사 기간 장기화가 불가피 하다. 그렇다고 공사 속도와 편의성만을 앞세워 특정 구역을 완전히 폐쇄(Shut-down)할 경우, 연간 5400만명을 수용해야 하는 T1의 여객 처리 용량이 일거에 3000만~4000만명 수준으로 곤두박질치며 걷잡을 수 없는 막대한 공항 운영 마비 사태를 낳게 된다.

결국 T1 전면 리뉴얼의 닻을 올리기에 앞서, 기나긴 공사 기간 동안 여객 수용 차질을 완벽하게 메울 수 있는 이른바 '대체 임시터미널'의 선제적 확보가 사업 성패를 가를 최대 핵심 과제로 꼽히고 있다.

조성미 인천공항공사 경영전략팀장은 "제3여객터미널(T3) 신규 건립은 예산 규모나 공사 기간 측면에서 훨씬 거대한 장기 프로젝트여서 단기적인 여객 수용 분산 용도로는 적합하지 않다"며 "기존 인프라와 연계해 비교적 빠르게 일부 항공 수요를 대체할 수 있는 임시 대체 탑승 구역 확보를 위해 현재 국토교통부와 긴밀히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email protected]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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