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인천공항 T1 벤치마킹, 스키폴 택한 이유는?

김동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부지 한계 딛고 '단일 터미널' 유지…7000만 명 처리하며 16조원대 현대화 추진
대체 탑승동 먼저 짓고 순차 개보수…'중2층' 신설해 보안·출입국 혼잡 해소
개항 25년 차 인천공항 T1, 설계 60% 단계…'3분할 무중단 공사' 해법 공유
야간 공사·사무공간 외곽 이전 등 '여객 불편 최소화' 가 사업 성패 가를듯

9월 1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스키폴공항을 찾은 관광객들이 본인이 탑승할 항공편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공항사진기자단
9월 1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스키폴공항을 찾은 관광객들이 본인이 탑승할 항공편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공항사진기자단

암스테르담(네덜란드)=김동호 기자】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키폴(Schiphol) 공항. 올해로 개항 110주년을 맞은 이곳은 연간 약 7000만명의 여객을 처리하는 유럽의 대표적인 관문이자 글로벌 허브 공항이다. 하지만 부지 면적은 약 2787만㎡로 인천국제공항(약 5600만㎡)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며, 도심 인근에 위치해 물리적인 외부 확장이 한계에 봉착했다.

스키폴 공항은 이러한 공간 제약을 극복하기 위해 공항 운영을 전면 유지하면서 기존 시설을 탈바꿈하는 '품질과 균형(Quality and Balance)' 종합개선사업(총 100억 유로·약 16조원 규모)을 추진 중이다.

2001년 개항 이후 25년차를 맞아 제1여객터미널(T1, 연면적 50만5939㎡)의 대대적인 종합개선사업을 준비 중인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스키폴 공항을 집중 벤치마킹 대상으로 낙점한 배경이 여기에 있다. 공항 운영을 멈출 수 없는 상황에서 여객 불편을 최소화하고, 한정된 공간을 효율적으로 재배치하며 노후 시설을 개조하는 '무중단 운영(24/7 Operational Continuity)'의 정수가 스키폴의 현장에 집약돼 있기 때문이다.

팀 로아스 스키폴공항 국제협력부장이 9월 1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키폴공항에서 리뉴얼 공사 계획과 당위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공항사진기자단
팀 로아스 스키폴공항 국제협력부장이 9월 1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키폴공항에서 리뉴얼 공사 계획과 당위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공항사진기자단

"운영 중단은 없다"…대체공간 확보 후 순차 리모델링하는 '심장수술'
팀 로아스 스키폴공항 국제협력부장은 9월 1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터미널 재개발 과정을 "수술 중인 환자의 심장을 열어놓고 수술하는 것(Open heart operation)과 같다"고 표현했다. 당초 연간 5500만명 수용 규모로 설계된 스키폴 1터미널이 이미 7000만명에 가까운 수요를 처리하고 있어, 공사로 인한 작은 공간 손실도 운영에 막대한 지장을 주기 때문이다.

스키폴 공항이 내놓은 해법은 '선행 대체시설 확보 후 순차적 리모델링'이다. 공항 남쪽 유휴부지에 8개 게이트를 갖춘 신규 '피어(탑승구역) A'를 우선 건설(2026~2027년 개장 목표)한 뒤, 기존 탑승동의 여객을 새 구역으로 이전시키고 노후 탑승동을 부분 폐쇄해 차례로 리모델링하는 연쇄 순환 방식을 취하고 있다.

제한된 터미널 내부 공간을 넓히기 위해 층간 구조도 혁신했다. 기존 1층(출발층)에 있던 보안검색대와 출입국심사대를 신설된 '중 2층(Mezzanine floor)'으로 끌어올렸다. 이를 통해 1층 출발 구역에 약 5000㎡의 여유 면적을 확보했으며, 여객 동선을 일방향 순환 구조로 개편해 혼잡도를 대폭 낮췄다. 터미널 내부에 있던 항공사와 협력사 사무실은 공항 외곽 부지로 이전하고, 해당 공간을 승객용 편의·상업 시설로 전환했다.

승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사의 상당 부분은 야간·심야 시간대에 진행된다. 팀 담당관은 "야간 작업은 주간에 비해 인건비가 높고 인력 확보가 어려워 전체 공기와 비용을 늘리는 요인이 되지만, 공항 운영의 연속성을 지키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전경.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전경.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인천공항 T1, '단일 터미널' 효율과 '3분할 무중단 공사' 이식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스키폴 공항의 선행 공간 확보와 무중단 단계별 전환 방식을 T1 종합개선사업의 핵심 모델로 삼고 있다. 인천공항 T1은 현재 기본설계를 마치고 실시설계 60% 단계를 밟고 있으며, 터미널 전면 폐쇄 없이 구역을 3분할해 순차적으로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스키폴이 건물 전체를 유기적으로 연결한 '단일 터미널(One-terminal concept)' 구조를 유지하며 환승객의 최소 환승 시간(MCT)을 45분으로 단축한 점 역시 벤치마킹 요소다. 스키폴은 약 1710만명에 불과한 네덜란드 내수 시장 한계를 딛고 320개 직항 노선 중심의 환승 네트워크를 유지하고 있다.
인천공항은 T1 리모델링을 통해 노후화된 기계·전기·통신·소방 설비를 전면 교체해 법적 안전기준을 충족하고 유지관리 비용을 절감할 계획이다.

아울러 수하물처리시스템(BHS)에 전수 정밀검색(EDS) 방식을 전면 도입해 항공보안을 강화하고, 통합 출입국장 조성 및 면세·상업구역 재배치를 통해 직관적인 여객 동선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 관계자는 "스키폴 공항 사례는 운영 중인 대형 공항의 시설개선 시 사전 대체공간 확보와 설계 단계부터의 면밀한 공사 계획 수립이 필수적임을 보여준다"며 "설계 초기부터 입주업체 및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여객 불편 없는 무중단 T1 종합개선사업을 완수하겠다"고 전했다.

[email protected]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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