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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한 5321건 이양받은 제주… 특별자치 다음 20년은 '산업'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제주도, 특별자치 20년 전략 재설계
금창호 석좌위원, 법적 지위·산업특례 제안
이재승 부사장, 기업 실증·첫 시장 제주 강조
위성곤 제주지사, 관광개발 전략 재점검

위성곤 제주도지사가 1일 제주도청 탐라홀에서 열린 ‘9월 공직자 미래혁신 강연’에서 도제 80년과 특별자치도 출범 20년 이후 제주 발전 방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위 지사는 관광개발 중심의 기존 성장전략을 점검하고 특별자치와 미래산업 정책의 새로운 방향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위성곤 제주도지사가 1일 제주도청 탐라홀에서 열린 ‘9월 공직자 미래혁신 강연’에서 도제 80년과 특별자치도 출범 20년 이후 제주 발전 방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위 지사는 관광개발 중심의 기존 성장전략을 점검하고 특별자치와 미래산업 정책의 새로운 방향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전국 최초 특별자치도로 출범한 제주가 20년간 중앙정부로부터 5321건의 권한을 넘겨받은 데 이어 앞으로는 이 권한을 기업 실증과 미래산업 성장으로 연결하는 전략 전환에 나선다.

2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도는 지난 1일 오후 제주도청 탐라홀에서 간부공무원과 직원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9월 공직자 미래혁신 강연'을 열고 도제 실시 80년과 특별자치도 출범 20년의 성과와 향후 발전 전략을 점검했다.

제주는 1946년 8월1일 미군정 법령에 따라 전라남도에서 분리돼 도로 승격됐다. 2006년 7월1일에는 전국에서 처음 특별자치도로 출범해 중앙정부 권한을 지역으로 옮기는 자치분권 실험을 시작했다.

금창호 전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도제 80년, 특별자치도 20년의 성과와 과제'를 주제로 특별자치 출범 이후 제도 변화를 분석했다.

제주는 단계별 제도개선을 거치며 국가사무 5321건을 이양받았다. 자치조직과 재정, 자치경찰 등 제주만의 제도도 확대됐다. 하지만 권한 이양 자체를 특별자치의 성과로 보는 단계에서는 벗어나야 한다는 진단도 나왔다.

금 전 연구위원은 "특별자치단체 확대 등 달라진 지방정책 환경에 대응하려면 제주만의 새로운 비전과 법적 지위를 다시 정립하고 행정체제와 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제주특화 특례를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금창호 전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이 1일 제주도청 탐라홀에서 ‘도제 80년, 특별자치도 20년의 성과와 과제’를 발표하고 있다. 제주는 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국가사무 5321건을 이양받았으며 금 전 연구위원은 향후 법적 지위와 행정체제, 산업 중심의 제주특화 특례 확대를 과제로 제시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금창호 전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이 1일 제주도청 탐라홀에서 ‘도제 80년, 특별자치도 20년의 성과와 과제’를 발표하고 있다. 제주는 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국가사무 5321건을 이양받았으며 금 전 연구위원은 향후 법적 지위와 행정체제, 산업 중심의 제주특화 특례 확대를 과제로 제시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산업구조의 한계는 현장에서 제시된 수치에서도 드러났다. 제주 경제 외형은 지난 20년간 약 1.9배 커졌지만 2024년 기준 산업구조는 서비스업이 약 80%를 차지했다. 농림어업 비중은 10.3%로 높은 반면 제조업 비중은 약 3%에 그쳤다.

관광과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경제 규모는 성장했지만 생산성이 높은 산업과 기업을 얼마나 키웠는지는 별개의 문제라는 진단이다.

이재승 카카오 부사장은 특별자치의 다음 20년을 '산업과 기업'에서 찾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부사장은 '특별자치도의 새로운 미래 발전 전략'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미래산업 정책의 출발점을 "어떤 산업을 유치할 것인가"보다 "왜 제주여야 하는가"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특별법을 활용해 다른 지역에서 하기 어려운 기술과 사업을 제주에서 먼저 실증하고, 기업이 제주에서 첫 시장을 만들 수 있도록 차별화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구상이다.

기업을 유치하는 데서 끝내지 않고 실증 결과가 사업화와 기업 성장으로 연결되고 다시 도민 일자리와 소득으로 돌아오는 구조를 만들어야 특별자치 권한이 경제적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재승 카카오 부사장이 1일 제주도청 탐라홀에서 ‘특별자치도의 새로운 미래 발전 전략’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이 부사장은 제주특별법과 실증 여건을 활용해 기업의 실증과 첫 시장을 제주에서 만들고 성과가 도민 일자리와 소득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이재승 카카오 부사장이 1일 제주도청 탐라홀에서 ‘특별자치도의 새로운 미래 발전 전략’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이 부사장은 제주특별법과 실증 여건을 활용해 기업의 실증과 첫 시장을 제주에서 만들고 성과가 도민 일자리와 소득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제주는 재생에너지와 전기차, 그린수소를 비롯해 우주·바이오·인공지능(AI) 등 신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제주도는 규제 특례와 섬이라는 독립적인 실증환경을 활용해 미래산업을 시험하는 공간으로 차별화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특별자치 20년을 둘러싼 정책환경도 달라졌다. 2006년 출범 당시 제주는 전국에서 유일한 특별자치도였지만 이후 세종과 강원, 전북 등 특별자치단체가 늘어났다. 광역경제권을 중심으로 한 정부의 지역발전 정책도 확대되고 있어 제주만의 특례와 경쟁력을 다시 설계해야 하는 상황이다.

위성곤 제주도지사도 기존 성장전략을 그대로 이어갈 수 있는지를 되짚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 지사는 "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20년 동안 제주의 인구와 경제 규모, 관광환경이 크게 달라졌다"며 "과거 관광개발 중심의 전략이 지금도 유효한지 돌아보고 앞으로 특별자치와 제주 산업정책을 어떤 방향으로 가져갈지 새롭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특별자치의 성과를 권한 이양 건수에 머물게 하지 않고 신산업 규제 개선과 기업 실증, 투자·고용으로 연결하는 정책을 구체화할 방침이다.

도제 80년과 특별자치 20년을 맞은 제주가 풀어야 할 과제도 분명해졌다. 5321건의 이양 권한이 실제 도민 삶을 얼마나 바꿨는지 평가하고 산업구조와 생산성의 격차를 줄일 새로운 특례를 만들어내는 일이 다음 20년의 특별자치를 가를 시험대가 됐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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