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러 영공 뒤덮을 드론 감안" 항공사 경고…푸틴 "테러범들"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장거리 공방전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러시아 영공을 이용하는 국제 민간 항공사와 보험사를 향해 비행 위험을 경고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를 테러 선언으로 규정하고 협상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양국 간 긴장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야간 대국민 연설을 통해 러시아 영공이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며 "오늘 우리는 러시아 영공과 주요 공항을 이용하는 모든 항공사와 보험사에 러시아 영공이 완전히 위험해지고 있음을 경고한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민간 항공기를 위협하려는 것이 아니지만, 이를 감안해야 할 수준의 대규모 드론이 러시아 상공을 뒤덮을 것"이라며 "드론이 들끓는 하늘은 민간 항공을 위한 곳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러시아 하늘의 안전했던 시절은 끝났다"면서도 "외교와 협상을 위해 파트너들이 요청할 경우 특정 기간과 특정 목적지에 한해" 드론을 물릴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이는 러시아 본토 타격 역량을 향후 정전 협상의 지렛대로 삼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에 맞서 푸틴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을 "국가 테러리즘 선언"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푸틴 대통령은 TV 기자회견에서 "그들은 협상 재개를 요구하고 있지만 테러리스트와는 협상하지 않는다"며 대화 거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동시에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인한 자국 인프라 피해를 이례적으로 인정했다.
그는 "적이 정유소를 포함한 민간 시설에 타격을 가했고 실제로 피해가 발생했다"며 "무엇보다 그 시설들이 방어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전황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표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군은 모든 상황에도 불구하고 특별군사작전 구역에서 공세의 템포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우크라이나는 수도 키이우 일대에서 12명 이상의 민간인 사상자를 낸 러시아의 미사일 폭격에 맞서 러시아 내 정유소와 항구, 물류 시설을 장거리 드론으로 집중적으로 타격해 왔다. 이 때문에 러시아 주요 공항의 항공편 운항 중단 사태가 반복되고 있다.
양측의 강 대 강 대치가 이어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주도해 온 종전 중재 외교는 지난 2월 중동 전쟁 발발 등 국제 정세 급변으로 교착 상태에 빠졌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미국 백악관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와 재러드 쿠슈너를 향해서는 "언제나 환영받는 손님이며 그들과 일하게 돼 기쁘다"며 "진정성이 있다"고 치켜세웠다.
이는 우크라이나와의 직접 대화는 차단한 채 트럼프 행정부와의 독자적 협상 창구를 열어 균열을 내려는 외교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