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지휘부가 장윤기 '강간살인' 막았나…박성주 전 국수본부장 기소
스토킹·강간과 살인 분리수사 지시 혐의…경찰 간부 3명도 재판행
[파이낸셜뉴스]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를 일반 살인죄로 송치한 경찰의 부실수사 의혹을 조사한 검찰이 박성주 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을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장윤기의 스토킹·강간에서 살인으로 이어진 범행을 분리해 수사하도록 한 경찰 지휘부의 지시 때문에 강간살인 혐의가 제대로 규명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2일 광주지검에 따르면 검찰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박 전 본부장을 불구속기소했다. 검찰은 지난 5월 장윤기 사건 처리 당시 국가수사본부 강력범죄수사과장과 여성청소년범죄수사과장 등 경찰 간부 3명도 같은 혐의로 기소했다.
박 전 본부장 등은 일선 경찰서 실무진의 여러 차례 건의에도 장윤기(23)의 스토킹·강간에서 살인으로 이어진 범행을 형사과와 여성청소년과가 각각 따로 수사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 같은 지시로 사건을 맡은 광주 광산경찰서가 장윤기의 강간살인죄 혐의를 제대로 규명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당시 경찰은 '남양주 스토킹 보복 살인'의 부실 대응으로 국민적 비판을 받던 상황이었다. 장윤기가 여고생을 살해하기 직전 저질렀던 아르바이트 동료 여성 상대 성폭행·스토킹 사건에서도 콜백이 누락되는 등 안일하게 대처했다.
검찰은 박 전 본부장이 경찰 초동 조치가 적절했다면 막을 수도 있었던 살인 사건이라는 비난이 다시 확산할 것을 우려해 스토킹·강간과 살인의 분리 수사를 지시한 것으로 조사했다. "굳이 우리가 먼저 꺼낼 것은 아니지 않냐"는 박 전 본부장의 지시에 따라 당시 국가수사본부 실무진은 광산경찰서 수사팀의 사건 병합 건의를 여러 차례 묵살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윤기 사건은 일련의 과정을 거쳐 형량 하한선이 징역 5년인 형법상 단순 살인 혐의 등 별건으로 나뉘어 검찰에 송치됐다. 검찰은 보완수사를 통해 장윤기를 무기징역형 이상으로만 처벌할 수 있는 강간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은 최근 광주지법에서 열린 결심공판에서 장윤기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신태훈 광주지검 차장검사는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이 사건은 일선 수사에 대한 경찰 수사 최고 지휘부의 부당한 개입을 규명한 사례"라며 "향후 유사한 방식의 수사 개입을 차단하고 일선 수사기관의 정당한 수사권 행사를 보장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정지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