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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관칼럼] 교육교부금, 왜 개편해야 하나

파이낸셜뉴스
조용범 기획예산처 차관
조용범 기획예산처 차관

춘추전국시대 고서인 관자(管子)에 익숙한 구절이 있다. "십년을 내다보면 나무를 심고 평생을 내다보면 사람을 심는다." 교육이 백년지대계로 불리는 까닭이다. 교육에 쓰는 돈은 아껴야 할 비용이 아니라 미래 대비 투자이다. 다만 투자 방식은 시대와 여건에 맞게 달라져야 한다.

2022년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한 해 전보다 16조원 늘었고, 이듬해에는 11조원이 줄었다. 교육 현장의 수요가 출렁인 때문이 아니라 교부금이 내국세의 20.79%에 연동되어 있는 탓이다. 시도 교육청이 3년, 5년 앞을 내다보고 계획을 세우기 어렵다. 비가 오면 넘치고 가물면 마르는 개울과 같다.

2010년 880만명이던 학령인구는 지난해 591만명으로 줄었지만, 교부금은 32조원에서 70조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그 결과 초·중등학생 1인당 공교육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1.7배인 반면, 고등교육은 70% 수준에도 못 미친다.

남는 재원을 대학에 쓰면 되지 않느냐고 물을 수 있다. 그러나 교부금은 시도 교육청에 교부되고 대학은 교육청 관할 밖이어서, 교부금이 늘어도 고등교육으로 흘러갈 수 없는 구조다. 이솝우화의 여우와 두루미처럼 상이 푸짐해도 그릇이 맞지 않으면 한술도 뜨지 못한다. 그릇이 문제다.

칸막이의 대가는 분명하다. 교부금이 초·중등 교육에만 쏠린 나머지 인공지능(AI) 인재를 길러낼 대학 경쟁력, 산업 수요에 맞춘 직업·기술교육, 저출생 대응과 맞닿은 영유아 교육이 모두 뒤로 밀린다. 제도가 시대를 따라가지 못하는 사이 그 부담은 지금 교육을 받는 모든 세대가 지고 있다.

교부금 개혁은 10여년간 학계와 국회, 언론이 제기해 왔고, 부분적인 개편은 진행되었지만 산정 방식을 바꾸는 근본적 개혁은 미루어졌다. 정부가 2027년 예산안과 함께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을 마련한 이유다.

개정안의 핵심은 교부금의 안정적 유지와 균형 있는 교육 투자이다. 첫째, 전년도 교부금에 최근 3년 연평균 경상성장률을 반영해 안정적으로 늘어나게 한다. 둘째, 학령인구 변동률은 인건비 등 경직성 경비를 고려해 35%만 반영한다. 셋째, 개편으로 확보된 재원은 미래대응기금 교육·인재 계정에서 영유아·고등·평생교육 및 인재 양성에 오롯이 투자하게 된다.

교육재정 축소 우려는 사실이 아니다. 개편 이후에도 교부금 총액과 1인당 교부금은 꾸준히 늘어난다. 2027년 총액은 78조9000억원으로 2026년 본예산보다 7조2000억원 많고, 2030년에는 92조7000억원까지 늘어난다. 1인당 교부금 증가율도 지난 20년 연평균 8.5%를 넘어선 10.1%가 된다.

나라살림의 일정 부분을 흔들림 없이 교육에 쓰겠다는 약속에도 변함이 없다. 달라지는 것은 재원이 닿는 범위다. 초·중등의 안정적 기반은 지키면서 영유아부터 고등·평생교육까지 투자를 넓힌다. 균형 잡힌 교육 투자가 핵심 목적이다.

익숙한 구조를 바꾸는 일은 반갑지 않다. 정부는 오늘의 익숙함보다 내일의 아이들을 기준으로 판단하려 한다. 입법 과정에서 제기된 의견은 면밀히 검토해 반영하되, 입법 후에는 개편안이 현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

조용범 기획예산처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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