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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글로벌 긴축 속 물가 3% 상승, 앞으로가 더 문제

파이낸셜뉴스

세계 국채 금리 급등에 중동전 격화
유통 대혁신으로 체감 물가 낮춰야

2일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계산하고 있다. /사진=뉴스1
2일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계산하고 있다. /사진=뉴스1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두달 만에 다시 3%대로 올라섰다. 지난해 SK텔레콤이 해킹 사고에 따른 보상 차원에서 한달간 통신요금을 50% 감면했던 데 따른 기저효과가 컸다. 국가데이터처는 이 효과가 물가상승률을 0.58%p 끌어올렸으며 이를 제외하면 상승률은 2.5% 수준으로 분석했다.

숫자만 보고 물가가 다시 급등했다고 호들갑을 떨 일은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안심할 상황은 결코 아니다. 식료품과 에너지류를 제외한 근원물가상승률은 3.4%로 치솟아 3년3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여기에도 통신요금 감면에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했지만 이를 걷어내더라도 기조적인 물가 압력이 낮다고 보기는 어렵다.

근원물가는 지난 5월과 6월 2.5%에 이어 7월엔 2.6%까지 올랐다. 근원물가 2.6%는 2023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8월 근원물가도 같은 연장선이다. 특히나 개인서비스와 내구재 가격 상승세는 여전히 높다. 한국은행이 9월 이후에도 근원 품목을 중심으로 기조적인 물가 상승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한 이유다.

해외에서 거세지는 물가 압력도 걱정거리가 아닐 수 없다. 중동전쟁이 확전 양상을 보이면서 국제유가는 다시 가파르게 뛰고 있다. 유가 상승에 인플레 우려가 커지자 미국, 일본 등 세계 국채금리가 동반 급등했다. 주요국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함께 커지고 있다. 원유와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환율 효과까지 더해져 수입물가가 다시 뛸 수 있다. 해외발 물가 충격이 국내 운송비와 생산비, 외식·서비스 가격으로 번질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

석유 최고가격제는 종료를 위한 출구를 찾아야 한다. 물가 방어엔 어느 정도 역할을 한 것은 맞지만 가격을 인위적으로 계속 묶어두면 여러 부작용을 피할 수 없다. 최고가격제로 인한 정유업체 손실은 정부가 보전하는 방식이다. 그 비용은 결국 국민 부담으로 돌아온다. 기업의 원가 절감 유인을 떨어뜨리고 시장의 가격 기능까지 왜곡한다. 고유가 대응은 가격만 억누르기보다 공급망을 안정시켜 에너지 비용을 낮추는 정책을 써야 한다.

생활물가도 마찬가지다. 추석을 앞두고 농축수산물과 주요 성수품 가격 안정을 위해 정부는 할인 지원 등에 나서겠다고 한다. 당장의 장바구니 부담엔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물량을 풀고 할인쿠폰을 지원하는 방식만 반복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산지가격과 소비자가격 사이에 불필요한 유통 단계가 많고, 이 과정에서 가격 거품이 생긴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도소매 과정에 과도한 마진이나 불공정거래 관행이 남아 있지 않은지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

정부는 그동안 유통구조 개선책을 수도 없이 내놓았다. 정부 대책들이 실제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부터 철저히 점검할 때다. 낡은 유통 관행과 경쟁을 가로막는 폐습은 과감히 걷어내고, 산지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유통망과 새로운 물류 시스템을 활성화해야 한다. 일시적인 가격 억제보다 이런 구조적 비용을 줄이는 유통 개혁이 국민이 체감하는 물가를 낮추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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