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주요 공공기관 빚 곧 1000조, 더 방치할 수 없다
LH 빚 심각, 수익·재무부담 따져야
국가채무 아니지만, 재정에 악영향
37개 주요 공공기관의 부채가 2030년까지 10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 중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전체 부채 증가의 80%에 이르는 175조원이나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이들 기관은 자산 2조원 이상이거나 설립 근거법에 정부의 손실보전 조항이 있어 적자가 확대되면 국가 재정에도 부담이 될 수 있는 만큼 특단의 관리가 시급하다.
재정경제부는 지난 1일 이런 전망을 담은 '2026∼2030년 공공기관 중장기재무관리계획'을 공개했다. 이들 37개 기관의 부채는 올해 778조3000억원에서 2030년 997조400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부채가 늘어나면서 자산 대비 부채 비율도 208.2%에서 216.6%로 8.4%p 높아질 것으로 추정됐다.
이들 기관 가운데 LH의 재무건전성 악화가 무엇보다 우려된다. LH의 부채는 올해 197조5000억원에서 2030년 372조8000억원으로 175조3000억원 늘고, 부채비율도 250.6%에서 351.2%로 100.6%p 상승한다. 향후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신규주택 착공을 대폭 늘리고, 신·구축 매입임대주택 사업도 지속할 계획이어서 재무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분석됐다.
재무 악화의 배경은 분명하다. 기존 수익모델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LH는 2009년 통합 출범 이후 16년 만에 첫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애초 LH는 수익성이 높은 택지 판매 수익으로 공공임대사업의 구조적 손실을 보전해왔다. 하지만 건설경기 침체로 땅을 사려는 민간 수요가 줄어든 데다 이전에 판매한 토지 대금의 연체와 계약 해지도 늘었다. 실제로 2022년 12조원이던 토지 매출은 2025년 7조3000억원으로 급감했다. 공공임대사업의 손실도 1조9000억원에서 2조7000억원으로 커졌다.
여기에 정부의 정책사업 부담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해 9월 '9·7 대책'을 통해 공공주택의 LH 직접시행을 대폭 확대했다. 앞서 지난해 6월 이재명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공공택지 가격과 실제 시세의 차이가 벌떼 입찰과 로또 분양의 원인이 된다며 택지공급 시스템 개선을 주문했다. 3기 신도시 조성·매입임대·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사업장 인수 등 부담도 늘고 있다. 이미 LH는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LH의 부채가 모두 국가채무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한국토지주택공사법 제11조는 일정한 공익사업에서 발생한 손실에 대해 자체 적립금 등으로 보전하고도 부족할 경우 정부가 보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LH의 재무 악화가 정부의 재정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이유다. 국가채무에 직접 포함되지 않는다고 해서 국가와 무관한 부채로 볼 수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정부의 대응은 아직 원론적이다. 정부는 자구노력 점검과 예비타당성조사 강화 등을 내놓고 있지만 LH처럼 부채가 급증하는 기관에 대한 구체적인 재무관리 방안은 찾아보기 어렵다. 공공주택 공급과 주거복지는 필요한 정책이지만 그 비용을 공공기관 부채로 떠넘기는 방식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 정부가 정책사업의 비용을 정확히 산정해 필요한 재원을 부담하고 LH는 사업별 수익성을 따져 재무건전성을 관리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