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 풀려다 간 망친다"...정국이 쏟아낸 영양제, 의사들이 깜짝 놀란 이유 [건강잇슈]
[파이낸셜뉴스]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정국이 라이브 방송을 통해 수십 종에 달하는 영양제와 상비약을 가득 담은 이른바 '약 가방'을 공개하면서, 현대인들의 다제 복용(폴리파머시) 및 영양제 오남용에 대한 의학적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정국은 최근 팬 커뮤니티 라이브에서 마그네슘과 비타민, 소화 보조제, 액상 비타민D뿐 아니라 감기약, 피부 알레르기용 항생제, 수면제, 그리고 "간 수치가 높아 처방받았다"는 간 상비약까지 공개했다.
그는 "약사 조언을 듣고 세팅한 것은 아니지만 큰 불편함은 못 느꼈다"며 복용량이 과하다고 느낄 때는 며칠간 종합비타민으로 대체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바쁜 일정과 만성 피로 속에서 건강을 지키려는 의도지만, 의료계에서는 여러 성분을 임의로 섞어 먹는 방식이 오히려 간과 신장에 상당한 부담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영양제와 의약품은 대부분 간에서 대사 과정을 거친 뒤 신장을 통해 배설된다. 건강기능식품이라 할지라도 체내에 한꺼번에 과도하게 들어오면 간의 해독 처리 용량을 초과해 오히려 '약인성 간 손상'이나 독성을 유발할 위험이 커진다.
특히 이미 간 수치가 높아진 상태에서 피로 해소를 목적으로 고함량 비타민, 미네랄, 허브 추출물 등을 무분별하게 섭취하는 것은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격이다. 손상된 간세포의 부담을 가중해 간 기능 악화를 가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항생제나 수면유도제, 감기약 등을 영양제와 임의로 병용할 경우 약효 저하나 대사 지연 등 예측하기 어려운 약물 상호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
비타민의 종류에 따른 축적 위험도 주의해야 한다. 체외로 쉽게 배출되는 수용성 비타민(B·C)과 달리, 지용성 비타민(A·D·E·K)은 쓰이고 남은 양이 체내 지방 조직과 간에 그대로 축적된다. 특히 흡수율이 높은 액상형 비타민D를 과다 복용할 경우 혈중 칼슘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고칼슘혈증을 비롯해 신장 결석이나 신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어 정확한 용법 확인이 필수적이다.
전문가들은 '몸에 좋다는 것을 무작정 많이 챙겨 먹는 것'보다 '내 몸에 결핍된 성분을 파악해 정량만 먹는 것'이 핵심이라고 입을 모은다.
우선 종합비타민과 개별 단일 영양제를 동시에 섭취하고 있다면 제품 라벨을 대조해 중복 성분이 없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마그네슘이나 복합 피로회복제 등 여러 제품을 섞어 먹다 보면 특정 비타민이나 미네랄의 일일 상한 섭취량을 훌쩍 넘기기 쉽기 때문이다.
기저 질환이나 감기 등으로 처방받은 전문의약품이 있다면 영양제와 시간차를 두고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항생제나 소염진통제 등의 약효 흡수를 방해하지 않도록 최소 1~2시간가량의 복용 간격을 두는 편이 안전하다.
피로 골절이나 만성 피로 등 신체 이상 신호가 지속될 때는 자의적인 판단으로 영양제를 늘리기보다 혈액 검사를 통해 결핍된 영양소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이후 의사나 약사 등 전문가와의 상담을 거쳐 불필요한 영양제를 덜어내고 복용 목록을 간소화하는 것이 장기적인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이다.
[email protected] 문영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