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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상반기 경상흑자 세계 2위 달성, '비욘드 반도체' 육성 고삐 좨야

파이낸셜뉴스
[사설]상반기 경상흑자 세계 2위 달성, '비욘드 반도체' 육성 고삐 좨야

[파이낸셜뉴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기록적인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경상수지는 421억 달러(약 57조원) 흑자로 집계됐다. 7월 기준 역대 최대이자 월간 기준으로도 역대 두 번째 규모다. 올 들어 7월까지 누적 흑자는 2331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배에 육박한다. 상반기 기준으론 세계 순위는 중국에 이어 2위다. 독일과 일본, 대만까지 앞질렀다. 한국 경제의 대외 건전성을 든든하게 받쳐주는 반가운 성적표다.

압도적인 성과의 원천은 역시 반도체였다. 지난달 전체 수출은 전년보다 65.3% 늘어 두 달 연속 1000억 달러를 넘어섰고, 반도체 수출은 무려 176%나 급증했다. 인공지능(AI) 투자 수요가 기업 실적을 끌어올리고, 나아가 수출과 경상수지, 한국의 경제 성장까지 견인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4분기 성장률이 3.8%까지 뛰어오른 데도 반도체 수출 호조가 크게 기여했다.

문제는 한국 경제의 너무 많은 지표가 반도체 초호황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수출과 성장뿐만이 아니다. 정부는 내년 국세 수입을 584조4000억원으로 잡았다. 이중 법인세 수입이 216조7000억원이다. 올해보다 두 배 이상 많다. 반도체 기업의 이익 증가분을 반영해 예상한 수치가 이 수준인 것이다. 내년 총지출을 사상 최대인 821원까지 늘리고, 초과세수를 활용한 162조 규모의 미래대응기금을 만든 것도 반도체 이익 덕분이다.

호황이 장기간 지속된다면 걱정할 이유가 없다. 반도체 수출 전망은 아직은 괜찮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열기는 여전히 뜨겁고 고성능 메모리 공급도 빠듯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피크아웃 경고도 고개를 들었다. 범용 메모리 가격과 반도체 기업 실적이 올해 정점을 찍고 내년부터 둔화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높은 가격에 따른 수요 위축과 대규모 증설 물량이 내년 현실화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가격 상승과 설비투자 확대, 공급 과잉,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는 메모리 산업의 사이클은 과거에도 반복됐다. 하강 국면에 대비한 안전판을 지금부터 마련해야 한다.

반도체 경기가 꺾일 경우 충격은 국가 경제 전체로 퍼질 것이다. 기대했던 세수가 들어오지 않으면 정부는 국채 발행에 의존하게 되고 재정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반도체를 잇는 '비욘드 반도체', 차기 주력 성장엔진 발굴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이유다. 자동차, 조선, 방산, 바이오, 로봇 등 경쟁력 있는 산업의 고부가가치화를 서둘러야 한다.
상품수지가 404억 달러 흑자인데도 서비스수지가 20억 달러 가까운 적자인 점도 되짚어볼 대목이다. 관광, 금융, 의료, 교육 등 서비스산업의 규제를 풀고 경쟁력을 높여 상품 수출에 버금가는 새로운 외화 수입원을 만들어야 한다. 반도체 호황이 끝나도 버틸 수 있는 산업 구조와 재정 체질을 만드는 데 총력을 쏟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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