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산업계, '변리사 비밀유지권(ACP)' 국회 통과 촉구

김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반도체·AI기술분쟁 대응…변리사법 개정안 계류 중

KINPA 8일 간담회 "특허·기술자문 보호장치 필요"

지식재산처. 사진=뉴스1
지식재산처.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글로벌 기술 경쟁이 심화하면서 대기업과 중소·벤처기업이 기업의 핵심 기술과 특허 전략을 보호하기 위한 '변리사 비밀유지권(ACP)' 도입을 촉구하고 나섰다. 최근 '한국형 증거개시제도(K-디스커버리)' 도입 논의와 맞물려 기업과 변리사가 주고받은 특허·기술 자문자료를 어느 범위까지 보호할지가 쟁점이다.

7일 산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식재산협회(KINPA)와 이노비즈협회는 오는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중소·벤처기업의 첨단기술, 어떻게 지킬 것인가(가제)'를 주제로 정책 간담회를 공동 개최한다. 삼성전자 등 대기업 지식재산(IP) 담당임원, 기술혁신형 중소기업 관계자 등이 참석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인 변리사법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를 건의할 예정이다.

변리사 비밀유지권(ACP)을 담은 개정안은 변리사와 의뢰인 등이 변리사 업무를 처리할 목적으로 주고받은 비밀 의사교환을 일정 범위에서 공개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현행 변리사법에도 비밀보호 규정은 있다. 변리사가 업무상 알게 된 발명·고안·창작 등 비밀을 정당한 사유 없이 누설하거나 도용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민사소송법도 변리사가 직무상 비밀에 대해 증언을 거부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다만 변리사와 의뢰인이 주고받은 비밀 의사교환이나 수임 사건 관련 서류·자료 자체를 공개하지 않을 권리는 별도로 명문화돼 있지 않다.

특히 산업계가 관련 입법을 요구하는 배경에는 '한국형 증거개시제도(K-디스커버리)' 도입에 대한 논의가 있다. 특허침해 관련 증거가 상대 기업에 집중돼 피해 기업이 침해 사실을 입증하기 어렵다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증거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산업계에서는 이 과정에서 기업이 변리사와 검토한 특허 무효 분석, 회피설계, 분쟁 대응전략 등 민감한 자문자료를 보호할 장치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해외 특허분쟁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국내 기업들은 미국 등에서 특허소송을 진행하기 전, 국내 변리사와 침해 가능성과 특허 무효 여부 등을 검토하는 경우가 있다. 산업계는 이 같은 자문자료가 충분히 보호되지 않을 경우, 해외 증거개시 절차에서 제출 대상이 돼 기업의 특허전략이나 기술정보가 노출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변리사 비밀유지권은 변리사의 권한 확대가 아니라 변리사가 적법하게 수임한 사건의 범위에서 의뢰인의 기술정보와 자문 내용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다"라며 "한국형 증거개시제도 도입 논의와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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