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세계 최고령국가' 전망… 전례없는 충격에 대비해야
저출생·고령화 영향 동시에 몰려와
범국가적 대응 체계 구축 시급하다
한국이 2060년 일본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늙은 국가가 된다는 전망이 나왔다. 전 세계 65세 이상 인구가 5세 미만 영유아를 처음으로 추월하는 전 지구적 인구구조 대전환기에 나온 진단이다. 문제는 속도다. 고령화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만큼 전례 없는 충격도 다른 나라보다 먼저 맞게 됐다.
미국 인구조사국은 최근 보고서 '고령화 세계: 2025'에서 한국의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지난해 20.3%(세계 22위)에서 2060년 41%로 치솟아 세계 1위에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80세 이상 초고령 인구 비중도 같은 기간 4.8%에서 18.3%로 네 배 가까이 늘어 모나코, 일본에 이어 세계 3위가 된다.
생산연령인구(15∼64세) 100명이 부양해야 할 노인 수를 뜻하는 노년부양비는 지난해 29.5에서 2060년 81.6으로 뛴다. 세계 평균 전망치(32.1)의 2.5배다. 노동인구 1.2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하는 구조다. 한국의 노인 빈곤율은 2020년 기준 40.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다. 보고서는 국민연금의 늦은 도입, 미흡한 연금보장 범위와 급여 수준, 기대수명 증가, 연공서열형 임금체계에 따른 조기퇴직을 원인으로 꼽았다.
정부는 수십년간 저출생·고령화 대응에 수백조원을 쏟아부었다. 부모급여 같은 현금성 지원, 육아휴직 확대, 신혼부부 주택 공급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현금성 지원과 단기 대책에 치우쳐 사교육비 부담과 주거불안, 치열한 교육·취업 경쟁이라는 구조적 장벽을 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합계출산율이 소폭 반등했지만 초고령화의 파고를 막기엔 역부족이다. 청년층의 출산을 가로막는 근본 원인이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급격한 고령화는 복지·의료 재정에도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보건복지부 추산에 따르면 2040년 65세 이상 노인의 치매 유병률은 10.34%에 달한다. 노인 10명 중 1명이 치매를 앓는다는 뜻으로, 진료비와 돌봄비용 급증이 건강보험과 장기요양보험 재정 부담을 크게 키울 수 있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근본 처방이 필요하다. 저출산 해소를 위해서는 단발성 수당 지급을 넘어 과도한 사교육비 부담과 교육 지위 경쟁을 완화하는 구조개혁이 필수적이다. 생산연령인구 급감에는 정년 연장, 임금체계 개편, 여성·외국인 인력 활용 등 노동시장 개혁으로 맞서야 한다. 연금개혁을 서둘러 완수하고 낭비성 재정지출을 정비해 복지재정의 지속가능성도 확보해야 한다. 저출생의 구조적 원인을 고치는 동시에 당장 닥친 고령화 충격도 함께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런 대전환은 여야가 정치적 이해관계를 내려놓아야 가능하다. 노동시장과 교육, 연금과 재정에 걸쳐 서둘러야 할 개혁 과제가 산적해 있다. 일찍이 누구도 겪어보지 못한 변화가 눈앞에 와 있다. 범국가적 대응체계 구축을 더는 미룰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