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호르무즈 파병은 직접 공격 간주" 이란 경고 수위조절의 의미
(서울=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 이란이 한국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가능성을 겨냥해 강도 높은 경고 메시지를 내놓으면서도 공식적인 경고로는 수위를 끌어올리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익명의 이란 고위 정치·안보 당국자가 경고 메시지를 내놓은 경로부터 이례적이다. 해당 당국자는 이란 국영 매체나 정부 발표를 통해 입장을 밝히는 대신, 레바논의 친이란 성향 매체인 알마야딘과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에 메시지를 보냈다.
이란의 한 고위 정치·안보 당국자는 지난 4일(현지시간) 베이루트에 본부를 둔 아랍권 위성 뉴스 채널 알마야딘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한국이 미국의 불법 작전에 협력하도록 강요하는 워싱턴의 압력에 굴복하지 말 것을 경고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한국에 불법적인 미군 작전에 협력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행위를 심각하게 경고한다"며 "서울이 지역의 안보와 안정에 반하는 미국의 적대적 정책을 위해 자신의 이익과 평판을 희생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란은 자국민을 향한 적대적 범죄에 공모하는 행위를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테헤란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에 반하는 한국의 어떠한 행위도 이란에 대한 군사 공격에 직접 참여하는 것으로 간주한다"고 경고했다.
이후, 이란 매체들은 해당 발언을 인용해 보도했지만, 이란 정부나 국영 매체가 이를 공식 입장으로 확인하거나 별도의 성명을 내놓지는 않았다.
이는 한국에 대한 경고 메시지는 전달하되, 이를 공식 경고로 규정할 수 있는 수준까지는 수위를 높이지 않으려는 의도로 해석될 수 있다.
특히 한국의 호르무즈 파병이 아직 검토 단계인 만큼, 이란으로서는 한국과의 외교적 관계를 완전히 틀어막기보다는 향후 상황에 따라 대응할 여지를 남겨두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알마야딘은 이란과 헤즈볼라 등이 속한 이른바 '저항의 축'과 가까운 매체로 평가된다. 이란 입장에서는 이 매체를 통해 강한 메시지를 내면서도 정부의 공식 성명보다는 상대적으로 외교적 부담을 덜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앞서 한국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검토 보도가 처음 나왔을 당시에도 이란 매체들은 한국 언론과 로이터통신 등의 보도를 인용했을 뿐, 한국을 직접 겨냥한 당국자의 공개 경고는 내놓지 않았다.
결국 이번 메시지는 한국의 파병 가능성을 이란이 심각하게 주시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면서도, 아직은 공식적인 대결 구도로까지 확대하지 않으려는 간접 경고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