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 맞으면 9년 더 산다고?"…美 연구진이 새로 발견 효과
[서울=뉴시스]이준형 인턴 기자 = 위고비 등 GLP-1 계열 비만 치료제가 체중 감량을 넘어 신체 노화를 늦추고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일(현지 시간)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노년기에 비만 치료 약물을 투여할 경우 여성 기준 수명이 약 10년 가까이 연장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게재됐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UC버클리) 연구진은 20개월 된 암컷 생쥐(인간 기준 약 62세)에게 위고비의 주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를 투여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3개월간 약물을 투여받은 생쥐들은 투여받지 않은 집단에 비해 근육과 뇌 기능이 대폭 개선됐으며, 염증 수치 감소, 혈당 조절 능력 향상, 상처 회복력 개선 등 건강한 노화의 징후를 보였다.
특히 죽을 때까지 약물을 계속 투여받은 생쥐들은 수명이 약 100일 가량 연장됐다. 기대수명이 약 83세인 영국 여성에게 단순 대입하면 수명이 9년 이상 늘어나는 셈이다.
또 연구진은 단순히 식사량이 줄어들어 생긴 효과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칼로리 섭취를 24% 제한한 생쥐 집단과 비교 분석을 진행했다.
분석 결과, 두 집단 모두 체중 감소 효과는 비슷했으나 세마글루타이드를 투여받은 생쥐들에게서만 기억력 개선과 혈당 조절 능력이 추가로 확인됐다. 이는 GLP-1 계열 약물이 단순한 칼로리 제한과는 별개의 독자적인 메커니즘을 통해 노화를 늦출 가능성을 시사한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라파엘 데 카보 수석 연구원은 "대부분의 만성 질환은 노화 과정에 깊이 뿌리를 두고 있다"며 "GLP-1 비만 치료제가 노화를 실제로 지연시킨다면 광범위한 이점이 나타나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실험이 실험실 환경의 '암컷 생쥐'만을 대상으로 진행된 만큼, 사람에게 즉각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인간과 생쥐는 생리적 구조와 수명, 환경적 노출 요인이 매우 다르고 남녀 간 노화 메커니즘에도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노인들이 평생 해당 약물을 복용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성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면서도 "추후 수컷 생쥐 및 임상시험을 통해 정밀 검증이 이뤄진다면, 향후 비만과 당뇨를 넘어 노화 지연 치료제로의 활용 가능성도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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