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330원대, 1년11개월 만에 최저.. "원화 강세 지속"
7일 서울외환시장 장중 1330원대 진입
경상수지 흑자, 달러 매도수요 증대 등
한미 금리차 축소에 최단기 하락세 전환
[파이낸셜뉴스] 원·달러 환율이 1년 11개월 만에 장중 1330원대까지 내려갔다. 지난 7월 1550원대 고환율에서 두 달새 200원 넘게 떨어져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빠른 하락세다. 한미 금리차 축소와 역대급 경상수지 흑자행진, 저가 매수 수요 등의 영향으로 원화 강세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15시30분 기준)은 전 거래일 기준가(1350.4원)보다 9.9원 내린 1340.5원을 기록했다.
이날 장중 한때 1330원까지 하락했는데, 이는 2024년 10월 4일(1331.3원) 이후 1년 11개월 만이다. 환율은 지난 5월 19일 1500원대로 올라선 이후, 지난 7월 1일 1559.2원으로 최고점을 찍었다. 두 달여간 1500원대 환율이 지속되다가 7월 15일 1400원대로, 8월 21일 1300원대로 떨어졌다. 최고가와 비교해 두 달 만에 220원 가까이 하락한 것이다.
환율은 1347.8원에서 거래를 시작해 오전 9시 이후 1330원대로 낙폭을 키웠다. 이후 등락하다가 전 거래일 최저가(1345.0원)보다 낮은 선까지 떨어졌다.
환율에 단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 4일(현지시간) 미국 고용지표가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지만 원화 강세를 꺾지 못했다. 미국의 8월 비농업 고용은 전월 대비 16만2000명 늘어 시장 예상치를 크게 넘어섰다. 이달 중 미국 금리 인상이 유력한 상황에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지만 원·달러 환율은 하락세를 이어갔다.
달러 수급 시장은 원화에 우호적이다. 수출 호황이 계속되는 반도체 기업이 벌어들인 달러화를 계속 환전하는 등 시장에 달러화 매도 물량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는 지난 6~7월 두 달 연속 역대 최고 수준인 400억달러를 넘어섰다. 여기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주주 환원에 따른 달러 추가 공급 기대, SK하이닉스의 ADR(미국 주식예탁증서) 환전 지속, 저가 매수 수요 등도 원화 강세 배경이다. 한국은행의 2연속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한·미 금리 차 축소도 원화를 끌어올린 요인이다.
이런 추세라면 원·달러 환율은 추가 하락할 여지가 크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앞서 지난달 27일 기준금리 인상 결정을 내린 금융통화위원회 간담회에서 "환율이 상당히 많이 하락했지만 역사적으로 봤을 때 아직도 높은 수준"이라며 "통화정책의 선제적 대응을 통해 (원화) 추가 강세로 갈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이 내려가면 경상수지 흑자 증가와 함께 원유·원자재 등 수입물가 하락에 따른 정부의 물가 안정, 내수경기 회복 등에는 유리해진다.
그러나 환율이 급격히 하락하는 점은 문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환율 하락률은 8.09%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09년 3월(9.81%) 이후 17년여 만에 가장 가파른 속도다.
가파른 환율 하락은 수출기업 입장에서는 반갑지 않다. 수출가격 하락 등의 직접 영향을 받아 고환율을 반영해 이미 짜놓은 실적 전망도 재조정해야 한다. 원화강세에 따른 반도체·자동차 주요 수출기업들의 이익이 줄어들면 법인세 등 세수도 동반 감소한다. 정부의 역대 최대 규모의 중기 확장재정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email protected] 정상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