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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핵무기 보유 저울질하는 일본

파이낸셜뉴스
김경민 한양대 명예교수
김경민 한양대 명예교수

미국은 1945년 8월 6일 히로시마, 9일 나가사키에 핵폭탄을 떨어뜨리며 일본의 무조건 항복을 받아냈다. 인류 최초로 핵무기가 사용되며 일본은 수십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죽지 않은 사람들은 방사선 피해로 죽어갔다. 원자력 폭탄을 직접 경험한 일본은 인류 역사에 핵무기가 또다시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비핵 3원칙, 즉 핵무기를 보유하지도 않고 들여오지도 않고 생산하지도 않는다는 선포를 한 것이다. 비핵 3원칙은 1967년 사토 에이사쿠 일본 총리가 세계에 선언하며 1974년 노벨평화상도 받을 만큼 국제사회의 호응이 컸다.

그런데 59년이 지난 지금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은 일본의 깊은 속내를 공식적으로 드러내며 비핵 3원칙을 재검토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이다. 군사대국화를 지향하는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국방장관으로서 일본의 마지막 약속인 비핵 3원칙을 폐기, 일본 독자적 핵무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물론 일본의 핵무기 보유는 미국의 허락이 있어야 하지만 기술적 측면에서는 언제든지 핵무기를 개발할 능력을 갖고 있다.

필자도 일본의 핵개발 능력을 살피기 위해 원자력 시설이 있는 곳을 공식 요청하여 방문한 적이 많다. 일본의 핵무기 개발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부터 있었다. 일본 육군은 제2호 연구라는 이름으로 일본이 자랑하는 천재물리학자인 니시나 요시오에게 핵무기를 개발해 줄 것을 요청하여 연구가 진행되었고, 연구 중에 전쟁이 끝났기 때문에 핵무기 개발계획은 중단되었다. 일본의 안내를 받아 도쿄에 있는 방사선협회에 갔더니 니시나가 쓰던 책상이 보존된 사무실 공간이 있었다. 니시나가 제자로 길러낸 유카와 히데키는 1949년 일본인 최초로 노벨물리학상을 받는다. 일본의 핵무기 제조능력은 이미 쌓여 있는 기술이다.

원자력 발전소에 쓰일 저농축 우라늄이든 핵무기에 쓰일 수 있는 90% 이상의 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는 일본의 원심분리기 시설을 초청받아 방문했을 때 이 시설에서 원자력 발전소 연료를 모두 충당하느냐고 물어보았다. 대답은 발전소 연료의 15%만 생산하고, 나머지는 프랑스와 러시아에서 수입한다고 했다.

일본이 비핵 3원칙을 재검토한다는 소식을 접하며 결국은 일본도 핵무기를 개발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핵무기 제조기술이 없으면 몰라도 모두가 준비되어 있는 일본이 언젠가 개발할 것이라는 의혹은 있었으나 그 의혹은 현실이 될 것 같다.

한국도 일본처럼 원심분리기 보유는 해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국제정치이론에서 핵무기 공격을 받지 않으려면 핵무기로 대처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론이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미국이 막아주겠다고 해서 원심분리기를 보유할 수도 없었다. 일본은 핵무기를 보유할 수 있는 잠재력은 모두 갖고 있으나 핵무기는 보유하지 않고 있는데, 만약에 어느 국가든 일본을 핵무기로 공격하면 미국이 막아줄지에 대한 의구심이 일본 사회에 널리 퍼져 있다. 한국도 미국에만 무한한 의존을 할 수 없다. 한국도 원자력 발전소에 쓰이는 3~5%의 저농축 우라늄을 자체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원심분리기를 보유할 수 있도록 미국과 원자력외교를 펼쳐 나가야 하겠다.

김경민 한양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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