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변동성 잦아들자… ETP 괴리율 공시 급감
지난달 798건… 전월比 절반 수준
금융당국 관리 기준 강화도 영향
역대 최대치로 치솟던 상장지수상품(ETP) 시장의 괴리율 공시가 큰 폭 감소하며 가격 왜곡 현상이 다소 완화되고 있다. 국내 증시 변동성이 줄어들면서 유동성공급자(LP)의 호가 관리가 수월해진 데다, 금융당국의 괴리율 관리 기준 강화도 일부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7일 한국거래소 전자공시시스템(KIND)에 따르면 지난달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 괴리율 초과 발생 공시 건수는 798건으로, 전월 1473건 대비 절반 수준에 그쳤다. ETF가 507건, ETN이 291건이었다.
이달 들어 이날까지 괴리율 공시 건수는 ETF가 40건, ETN이 63건으로 집계됐다. 이달 20거래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단순 계산 시 한 달간 ETF는 160건, ETN은 252건으로 더욱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6월만 해도 괴리율 초과 공시 건수는 1858건(ETF 1299건·ETN 559건)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바 있다. 지난달에도 1400건을 넘어서며 높은 수준을 이어갔지만, 증시 변동성 완화와 함께 빠르게 줄어드는 추세다.
괴리율은 ETP의 시장가격과 실제가치의 차이를 의미하는 지표다. 괴리율이 확대되면 투자자들은 실제 가치보다 비싸게 사거나, 낮은 가격에 매도할 가능성이 커진다. 국내형 ETF·ETN은 괴리율이 1%를 넘길 경우, 해외형은 2% 초과시 공시해야 한다. 증권사 LP는 ETF와 ETN이 적정가격에 거래될 수 있도록 매수·매도 호가를 지속적으로 제시하며 시장가격과 순자산가치 간 격차를 줄인다.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 호가 제시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최근 증시 변동성이 줄어들면서 LP들의 호가 제시가 수월해졌고, 이에 따라 시장가격과 순자산가치 간 괴리도 축소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코스피 200 변동성지수는 지난 7월만 해도 70~80대 수준이었지만, 지난달 들어 급격하게 줄어들며 40대까지 떨어졌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그간 시차·환율 등으로 인해 해외 투자형 상품의 괴리율이 벌어지는 경향을 보였지만, 올해는 극심한 변동성으로 인해 해외는 물론 국내 상품도 괴리율 확대가 잇따랐다"며 "최근 변동성이 완화되고 거래량이 감소하면서 괴리율이 튀는 현상이 줄었다"고 진단했다.
괴리율 관리의무가 강화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19일부터 ETF와 ETN에 대한 괴리율 관리의무를 기존 국내 3%·해외 6%에서 국내 2%·해외 5%로 강화한 바 있다. 실제 괴리율 관리의무가 강화되기 전인 지난달 1~18일 괴리율 공시는 일평균 49건에 달했지만, 이후 19~31일에는 일평균 29건으로 크게 줄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당국에서 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한 이후 LP들이 신경 쓰는 게 느껴진다"며 "특히 호가 제출 의무가 없어 괴리율이 치솟는 장 마감 동시호가 시간이나, 일반 ETF보다 괴리율이 큰 레버리지 상품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서민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