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이자 2%, 담보는 성관계 영상"...檢 '불법촬영' 혐의 뺀 이유는?
[파이낸셜뉴스] 생활고에 시달리는 여성들에게 성관계나 나체 영상을 담보로 돈을 빌려준 뒤, 이를 빌미로 협박을 일삼은 불법 사금융업자가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피해자가 촬영에 응했다는 이유로 불법 촬영 혐의를 적용하지 않아 '궁박한 상태에서의 동의'를 둘러싼 법적 논란이 일고 있다.
7일 YTN 보도 등에 따르면 인천지검 부천지청은 대부업법 위반 및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촬영물 등을 이용한 협박) 혐의로 사채업자 B씨를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B씨는 올해 2월부터 5월까지 급전이 필요한 여성 4명에게 200만~1000만 원 상당을 빌려주면서 나체 상태로 차용증을 읽는 모습이나 성관계 장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한 뒤, 돈을 제때 갚지 못하면 영상을 지인 등 외부에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 중 한 명인 30대 여성 A씨는 이혼 후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중 무담보 대출을 조건으로 B씨를 소개받았다. B씨는 A씨에게 성관계를 요구하며 자신의 모습은 나오지 않게 A씨 위주로 영상을 촬영한 뒤 200만 원을 건넸다. 대출 조건은 연체 시 매일 원금의 2%씩 이자가 가산되는 가혹한 방식이었다.
이후 A씨가 건강 악화로 상환하지 못하자, B씨는 성희롱성 발언을 하거나 추가 성관계를 요구하며 압박을 이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B씨를 구속기소하면서도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 이용촬영' 혐의는 제외했다. 피해 여성들이 촬영 당시 동의했다는 이유에서다.
피해자 측은 이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당장 생계가 곤궁해 대출을 거절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뤄진 동의를 형법상 온전하고 자발적인 의사 결정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다.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은 "경제적으로 극히 궁박한 처지에서 선택권이 제약된 채 이뤄진 형식적 동의"라며 "취약계층의 절박함을 악용한 성착취 대출인 만큼 일반적인 동의와 동일하게 평가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A씨 측은 강요 및 불법 촬영 등 관련 혐의로 B씨를 추가 고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B씨에 대한 1심 선고는 오는 16일 인천지법 부천지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email protected] 문영진 기자




